정경심 구속영장, 무엇이 운명 갈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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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기자
입력 2019-10-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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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사실상 조국 전 장관 공범 지목... 수사 확대 불가피

  • 여권-지지자 반발 불보듯

법원이 24일 0시 지날 무렵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발부 사유다.

정 교수는 표창장 위조 등 입시부정 혐의와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사모펀드 관련 혐의에서 파생된 11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조심스럽게 기각 쪽에 힘을 싣는 견해가 많았다. 검찰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표창장 위조는 이미 공소가 제기된 상태여서 형사소송법상 영장발부가 어렵고, 사모펀드 부분은 ‘정경심 실소유설’에서 검찰이 한발 물러선 만큼 혐의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풀이였다.

증거인멸 부분도 오병윤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사건 판례를 근거로 정 교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견해가 나왔었다. 이미 10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두달 가까이 수사한 만큼 인멸할 증거도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을 정경심 교수와 사실상 공범으로 지목하는 ‘초강수’로 법조계의 전망을 뒤집고 영장을 받아 낸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검찰의 논리였던 정경심 교수와 5촌 조카 ‘공범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 전 장관도 범행에 가담했으며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이다. 수사가 계속 중이니 인멸할 증거도 있다는 논리다.

영장실질심사가 한참 진행 중이던 전날(23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추가 혐의와 공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혐의와 누가 공범인지에 대해서 함구했지만 조 전 장관을 지칭한다는 점은 명백했다.

검찰은 이날 여러 차례에 걸쳐 추가혐의와 공범에 대한 수사를 강조했다.

정 교수의 영장청구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코링크PE 실소유’ 혐의와 관련해서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코링크PE’의 소유관계 정점에 조 전 장관이 있으며 부인인 정 교수와 5촌 조카가 공범으로 가담한 것이라는 ‘그림’을 재판부에 제시한 셈이다.

이 ‘그림’ 대로라면, 정 교수를 구속하지 않을 경우 부부인 조 전 장관과 증거인멸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재판부와 검찰이 방조하는 것이 된다. 영장 재판부로서는 구속의 사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법원이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검찰이 주장하는 ‘추가수사’와 ‘공범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로서는 두달 가까이 끌어왔던 난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사가 시작된다면 입시부정이나 사모펀드 등 정 교수 관련 혐의 외에 동생 조권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 혐의까지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주변에서는 정 교수가 이미 구속된 만큼 의미있는 진술(자백)을 받아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사퇴로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였던 검찰수사는 정 교수의 구속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상당히 오랫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 여권과 여권 지지자들의 반발이 폭발하면서 정치, 사회적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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