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31일 공식 발표된 홍콩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3.2% 감소했다. 2분기에 기록한 -0.4%보다 훨씬 더 악화했다.
홍콩이 경기 침체에 빠진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통상 GDP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 기술적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3분기 GDP는 1년 전에 비해서는 2.9% 줄었다. 시장 전망치인 -0.3%보다 훨씬 나쁜 수준이다.
레이몬드 영 ANZB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만하다"면서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당시와 상황이 아주 비슷하다"고 봤다.
6월부터 시작된 시위로 인해 홍콩을 찾는 해외 및 중국 본토 관광객들의 발길이 멈추면서 관광 수입이 뚝 떨어졌다. 8월 홍콩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1년 전에 비해 40%나 급감했다. 2013년 사스 사태 이후 최악의 감소폭이다. 관광객 감소는 소비 부진으로 직결됐다.
자본 이탈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최근 미국 상공회의소 조사에선 응답한 미국 사업체 중 4분의 1이 홍콩에 있던 자본이나 자산을 다른 곳으로 이동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기화하는 시위로 인해 홍콩이 '유령 도시'가 되고 잇다고 묘사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원인이 사라지지 않은 만큼 조만간 홍콩 경제가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신호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홍콩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경제를 일부 뒷받침하겠지만, 관광객이 돌아오고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글로벌 무역긴장이 완화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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