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3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는 2년 단일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0.4~0%를 가산해 제시했다. 대표 주관업무는 신영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희망금리 밴드 상단이 0%라는 점이다. 통상 발행사들이 민평금리 대비 위 아래 일정 버퍼를 제시하는 것과 다르다. 그만큼 자금조달에 자신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조달 금리는 점차 낮아졌다. 심지어 공모와 함께 사모조달을 병행하면서도 사모금리가 공모금리를 넘지 않았다. 특히 하반기 들어 비우량채들이 간신히 미매각을 면하거나 수요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IB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현재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최악의 시기는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특히 박정원 회장 체제로 바뀐 후 재무부담 완화, 신성장 동력 확보 등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자체 사업은 물론 밥캣의 우수한 수익성 덕분에 그룹 내 가장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룹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두산그룹 주요계열사(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의 성적표는 부진했다. 특히 ‘믿는 구석’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마저도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 7018억원로 전년(매출 7조7000억원, 영업익 8481억원) 동기대비로는 양호한 실적을 유지 중이다. 박정원 회장이 그룹 진두지휘에 나선 이후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등도 점차 낮아졌다.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룹 전반 체질 개선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두산그룹 지배구조는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계열사별 능력 발휘도 중요하지만 두산중공업 수주규모에 따라 그룹 전반 양호한 실적 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두산중공업은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바라보는 두산그룹 전반에 대한 시선은 다소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부진과 연말 수요 감소, 경기 불안 등을 감안하면 이번 공모조달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 상황이 최악인지 아닌지 여부가 중요한데 영업익과 당기순익이 부진한 상황속에서도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그룹 신성장 동력을 통한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그간 두산인프라코어는 물론 그룹 주요계열사들이 차환 등을 위한 자금마련 방안과 지배구조 변화 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우려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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