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소송에 폴더블 승부…LG・삼성전자, 中과 기술격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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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19-11-1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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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에 밀려온 LG전자, LTE 특허 승소 시 5G시장도 방어

  • 삼성전자, 화웨이와 폴더블 승부…점유율 반등 여부 주목

V50S 씽큐.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를 상대로 서로 다른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5G 경쟁 본격화를 앞두고 LG전자는 특허 소송으로 기술 격차를 다지는 반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판결 빠른 독일 법원에 특허 소송...LTE 승소 시 5G도 우위

LG전자는 지난 6일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중국 전자회사 TCL사를 상대로 휴대폰 통신기술 관련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TCL 피처폰과 스마트폰에 적용된 일부 기술이 LG전자의 LTE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표준특허는 관련 제품에서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필수 기술 특허다.

LG전자는 TCL이 ▲단말기 전송 패킷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어 방법 ▲단말기와 네트워크 상향링크 동기화 과정 중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법 ▲단말기와 네트워크간 상향링크 시간 동기를 맞추기 위한 타이머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법 등 LTE 통신을 원활하게 하는 3가지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2016년 TCL에 경고장을 보낸 뒤 여러 차례 라이선스 협상을 요구했지만 TCL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송은 이전에도 있었다. LG전자는 2017년 3월 미국 휴대폰 제조업체 BLU,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 휴대폰 제조업체 위코(Wiko)를 상대로 각각 미국과 독일 법원에 LTE 표준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BLU와는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위코 소송도 최근 1심에서 승소했다.

LG전자 모바일(MC) 본부는 올해 3분기 적자폭을 줄였지만 매출액 정체 현상에 직면했다. 전분기 3130억원 적자에서 1612억원 적자로 개선됐다. 반면 2조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액이 지난해 4분기 1조6754억원을 기록한 이후 회복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1조5104억원에서 2분기 1조6133억원으로 소폭 올랐다가 이번 분기 1조522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V50 시리즈의 선전과 스마트폰 생산지 베트남 이전 효과 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나왔다. LG전자는 LTE 프리미엄폰과 보급형 제품 매출이 줄고 북미시장도 5G 전환이 지연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LG전자로서는 LTE폰 수요와 5G 지배력 등 '방어를 위한 공격'에 적극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회사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를 인용해 TCL이 지난해 세계시장에 휴대폰을 1500만대 넘게 판매한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5G폰시장에는 중국산 중저가폰이 무더기 출시될 전망이다.

소송을 독일에서 진행한 점은 촉박한 상황을 반영한다. LG전자가 소송을 제기한 독일 내 지방법원은 특허 관련 판결이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알려졌다. 5G는 LTE 기술에서 진보됐기 때문에 문제된 표준 특허와 연관성이 깊다. 표준 특허는 해당 분야 필수 기술이다. 승소를 전제로 LG전자가 법원의 판단을 빨리 받아낼수록 5G폰 경쟁에서 유리해진다.

TV 역시 소송전에 돌입했다. 4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하이센스(Hisense) 미국・중국 법인을 상대로 TV 관련 특허침해금지소송을 냈다. 소송에는 미국 내 판매중인 하이센스 TV가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기술, 무선랜(Wi-Fi) 기반으로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여주는 기술 등 4가지가 포함됐다.

TV를 판매하는 HE본부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124억원 오른 3180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49억원 줄었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독보적 기술력으로 시장을 넓혀야 하는 상황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을 한 셈이다.
 

11일 삼성전자 누리집에 "갤럭시 폴드 제2차 구매가 마감됐다. 다음 구매 시작 시간은 11월 11일 20시(오후 8시)다. 기대해 달라"고 적혀있다. [사진=삼성전자 중국 누리집 캡처]


◆삼성 점유율 확대, LG 기술격차에 초점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갤럭시 폴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매진에 이어 11일 2차 판매 물량도 동이 났다. 이에 삼성전자는 같은 날 오후 8시 한 번 더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누리집에 공지했다. 폴더블 경쟁작인 화웨이 메이트 X은 이달 15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격은 갤럭시 폴드가 1만5999위안(약 265만원)으로 메이트 X보다 1000위안 저렴하다. 갤럭시 폴드는 화면이 안쪽으로 접히는 반면 메이트 X은 밖으로 접히는 등 사용 방식에 차이를 두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 입지는 아직 좁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중국에서 0.7% 점유율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가로로 접히는 폴더블폰 등 제품 다양화와 생태계 확대, 중저가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중국 내 점유율이 낮지만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 출하량은 삼성전자가 독보적이다. 올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 비중은 삼성전자가 20.6%로 1위다. 그 뒤를 화웨이(17.6%)와 애플(11.8%)이 잇는다. 반면 LG전자는 2%에 불과하다. 물량전만 놓고 보면 기존 LTE 제품은 물론 향후 쏟아질 중국산 5G 제품과의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독일에서 중국 업체에 소송을 낸 LG전자는 승소할 경우 LTE 표준 특허 이점이 5G 제품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내년 애플보다 먼저 미국 내 5G시장을 점유한다는 목표다. LG전자 MC본부는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매출액 4조7982억6900만원을 기록했다. 한국(1조4384억9800만원)과 중국(814억6600만원)을 합쳐도 못미치는 숫자다. 유럽에서는 4783억8800만원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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