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토커] ‘추진력 여왕’ 이부진 호텔신라 몸집불리기…수익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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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이한선·기수정 기자
입력 2019-11-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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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호텔신라-2: 이혼·프로포폴 논란속 성공적 경영 성과

  • 면세 호실적 등에 업고 호텔사업도 확장…수익성엔 의문

[그래픽=조하은 기자, haeun3710@ajunews.com]


[데일리동방] 국내외 공항 면세점과 시내 면세점을 운영 중인 호텔신라 올해 상반기 매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가진 추진력이 빛을 발했다고 입을 모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호텔신라 측은 연매출 5조원을 웃돌 것도 자신했다. 호텔 부문 해외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호텔에서 어느 정도 수익성이 보장될지는 의문이다. 업계는 호텔사업이 안정권에 접어들 때까지는 면세 분야에 더욱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분기 호텔신라 매출 신장···호텔·레저사업 호조세

호텔신라 매출 90%는 면세사업부문이 차지한다. 면세사업 매출은 지난 2016년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오픈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시내 면세점 매출은 2016년 1조5846억원에서 2017년 1조8599억원, 2018년엔 2조4410억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내 눈길을 끌었다. 상반기 매출 2조6891억원에 영업이익 16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성장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 호텔신라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9% 증가한 1조475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6% 감소한 57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2%나 뒷걸음질 친 274억원에 머물렀다. 일본여행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사태 등에 대한 방어책으로 프로모션 비용을 늘린 탓이다.

면세사업 매출액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38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2% 신장했다. 반면 최근 홍콩 시위로 첵랍콕국제공항 매출이 급감하며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451억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사상 최대인 2183억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 측은 연간 매출 5조원 돌파도 자신했다. ‘불도저’ 같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강점인 불도저같은 추진력 덕이다.

​이 사장은 2001년 호텔신라 기획팀 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경영자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세계 유명 호텔 체인을 돌면서 벤치마킹 대상을 물색하고, 명품 사업 등 면세점사업에 귀를 기울여왔다. 호텔 제공 서비스부터 음식 메뉴까지 일일이 챙길 정도였다.

“앞으로 호텔신라가 글로벌 명문 서비스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취임식에서 각오를 다졌던 대로 이 사장은 2010년 취임 직후 루이비통을 신라면세점에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이 대표가 직접 나섰다는 일화만 봐도 추진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비즈니스에 있어 직접 나서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강점을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2014년 7월 신라호텔에 방문해 하룻밤 지냈을 당시 그는 시 주석 일행 영접에 주력했다.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섰던 2014년 10월에는 응웬 푸 쫑 베트남 당시 당서기도 신라호텔에서 맞이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국내 관광산업이 위축되면서 중국 내수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 사장은 직접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인 씨트립 최고경영진과 회동하며 현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을 보였다. 

이같은 노력은 ‘매출’과 직결됐다. 200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78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냈다. 호텔‧면세업계 중에선 유일하다. 당시 분기별 매출은 1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매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기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 후 면세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신라면세점은 2013년 세계 1위 면세업체인 DFS를 꺾고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시계매장 운영권을 획득했다. 이 시계매장은 창이공항 3터미널에서 유일한 시계 브랜드 편집매장으로, 그해 7월 공개입찰 당시 DFS 등 6개 글로벌 면세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미국 대형 기내 면세점업체인 ‘3식스티(3Sixty)’ 지분 44%를 1417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2015년 쓰리식스티 인수를 추진했던 이 사장은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인수에 실패했지만 4년 만에 상황을 역전시켰다. 마카오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서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세계 3대 면세점에 등극하는 쾌거도 이뤘다.
 

신라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점. [조현미 기자, hmcho@ajunews.com]


◆면세에 이어 호텔 몸집키우기···수익성은 의문

올해 3분기 호텔·레저사업 부문도 호조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8% 늘어난 1367억원, 영업이익은 43% 신장한 12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사장은 이 기세를 몰아 주력 사업인 면세뿐 아니라 호텔사업 몸집도 키울 계획이다. 취임 직후부터 공을 들인 한옥호텔이 마침내 올해 서울시 건축심의 승인을 얻었다. 내년 초 첫 삽을 뜨면 2024년 무난히 문을 열 수 있다. 베트남 다낭 호텔도 내년 초 오픈한다.

면세사업에서 돋보였던 추진력이 국내외 신규 호텔사업에서도 통할까. 호텔신라 기대와 달리 업계에선 수익성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잘 되면 면세사업과 맞물려 막대한 시너지를 내겠지만, 계획이 실패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한옥호텔 수익성을 두고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적인 예로 객실수를 들 수 있다. 지하 3층~지하 2층으로 지어지는 남산한옥호텔에는 약 43개 객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옥호텔에 호텔신라가 투자한 비용이 3000억원 수준인데 객실 43실로 수익을 내기는 역부족”이라며 “최고급호텔을 지향한다고 해도 서비스 등 기타 발생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내년 2월 다낭에 문을 열 ‘신라 모노그램 베트남 다낭’ 호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했지만, 이미 다낭에는 수많은 호텔이 운영되고 있어 부담이 따를 것이란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이런 만큼 호텔 개점 후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면세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호텔신라 한옥호텔 조감도. [사진=호텔신라 제공]


◆수장 취임 10년 다사다난한 개인사

이 사장은 지난 10년간 호텔신라 수장으로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이혼소송과 프로포폴 투약 의혹 수사 등 개인사는 평탄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현재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서 중독이 쉬운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의혹이 나와서다. 경찰은 이 병원 원장과 직원 2명을 의료법 위반 등으로 입건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병원 진료기록부 등도 확보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는 이혼소송 중이다. 두 사람은 1999년 8월 결혼 당시 재벌가 장녀와 개인사업을 하는 집안 출신 삼성 평사원 결합으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결혼 15년 만인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낸 이혼조정 신청을 냈다. 조정에 실패하면서 이듬해부터 소송이 시작됐다.

2016년 1월 열린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이혼하도록 하고, 이 사장에게 외아들 자녀 친권과 양육권을 줬다. 임 전 고문은 이에 불복해 항소하는 한편 서울가정법원에 재산분할과 함께 이혼소송을 냈다. 그는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함께 산 곳이 서울이므로 재판 관할이 수원이 아닌 서울에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수원지법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이송했다.

서울가정법원은 2017년 7월 두 사람 이혼을 받아들이면서 아들 친권자와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정했다. 임 전 고문에겐 재산분할분으로 86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임 전 고문은 다시 항소했고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9월 26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두 사람이 이혼하고, 이 사장은 임 전 고문에게 141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아들 친권과 양육권은 1심과 마찬가지로 이 사장에게 줬다.

임 전 고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장을 내면서 두 사람 이혼소송을 대법원으로 올라갔다. 임 전 고문 측은 이 사장 재산이 2조5000억원 규모라며 1조원이 넘는 재산분할과 공동친권을 요구하고 있다.

신라호텔을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복 출입금지 사건이다. 2011년 이혜순 한복디자이너가 한복을 입고 신라호텔 뷔페에 갔다가 출입을 거부당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결국 이 사장은 이혜순 디자이너를 찾아 사과해야 했다. 신라호텔이 ‘한복을 입고 식당에 입장하려는 고객분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중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이 계속 이어져서다. 이 사장이 직접 머리를 숙인 사실은 이혜순 디자이너 블로그를 통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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