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할 말 있다”... 경총 간담회, 삼성 윤부근·현대 윤여철 등 회장단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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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1-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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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서 지난 6월 대통령비서실로 자리를 옮긴 김상조 정책실장의 경영계 간담회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주요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서 열린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초청 경총 회장단 정책간담회’에 윤부근 부회장, 윤여철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 김창범 한화 부회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 주요 기업 고위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경총 회장단을 겸하고 있으나, 경총의 공식행사에 대규모로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어려운 기업환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부에 설명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경총 관계자는 “행사 전날까지 참석 여부를 조율했다”며 “김 정책실장과 소통의 자리인 만큼 적극 동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 김용근 경총 부회장, 심상균 부산경총 회장 등도 함께 했다.

특히 손 회장은 경총과 경영계를 대표에 이날 참석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는 규제개선 등 ‘경제 살리기’ 3대 방안을 정부에 요청했다.

주52시간제 완화 등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의 확대 없이는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정책간담회에서 “무한경쟁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불리한 여건을 갖고 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혁신성장 및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개선 등 경제 살리기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메시지가 기업들에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52시간제 개선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손 회장은 “주52시간제와 같은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물론 선택적 근로시간제, 특별연장근로 같은 보완조치가 반드시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최근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중소기업 계도기간 부여 같은 보완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 현장의 기대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또 “기업 경영을 제약하는 상법 ․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기업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기업에 부담을 주는 하위법령 개정과 국민연금에 의한 경영권 행사 확대까지 추진하고 있어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다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신기술과 신산업이 자라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과감하고 획기적인 규제혁신과 더불어 연구개발(R&D) 등 혁신성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주문했다.

손 회장은 “경제전문가들도 R&D 지원의 필요성을 강도 높게 강조하고 있다”며 “또한 기업들이 투자 여력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법인세율 인하와 투자세액공제제도 확대 조치를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 ‘기업 하고자 하는 의지’를 북돋아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법인세율 인하 등을 통해 경제 살리기를 꾀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가의 움직임과 달리 우리나라는 인상하고 있는 데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이 이처럼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일본의 경제도발 등으로 최근 기업 경영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가 참 어렵다”며 “전세계 국가의 90%가 동시다발적 경기둔화에 직면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수출, 투자 같은 실물 경제지표의 부진이 이어지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잇달아 낮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도 정부가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지금은 민간의 경제 활력을 되살려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경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고, 이것이 우리 경제 문제를 풀어낼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정책간담회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 정책실장은 경영계의 의견을 경청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확실한 철학을 전달했다.

김 정책실장은 "강대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4차 산업혁명 물결, 인구구조의 변화 등 당면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한국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경제의 양식이 변화하고 있어 과거의 낡은 방식만 고집하면 뒤처진다.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혁신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며 역대 최대 연구개발(R&D) 예산, 스마트 산단 및 스마트 팩토리 사업 지원과 모태펀드 1조원 지원 등 획기적인 지원도 내년 예산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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