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경제경영연구소는 20일 발간한 '2020 빅 체인지'에서 미래사회를 견인할 2대 기반기술로 AI(인공지능)과 5G를 꼽고, AI가 창출할 2030년 한국의 경제적 가치를 약 540조원으로 추산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AI 역량에 좌우될 게 분명해 보인다. 네이버와 LG유플러스 등이 조단위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민간에선 사활을 걸고 관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관련 교육과 투자지원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투자액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교육시킬 선생님 조차 양성이 안된 상황에서 관련 대책 발표에 몰두하는 건 보여주기식 행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 중국은 지금, 'AI 굴기'가 한창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가 이제는 인공지능(AI)을 겨누고 있다. 중국 정부는 AI 분야에 3년 동안 1000억 위안(약 17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2017년 밝혔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투자를 토대로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AI 대국'으로 올라선다는 포부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 보험회사인 중국 핑안(平安)보험그룹은 교통사고 신고 시 AI가 3분 안에 앱을 통해 수리비 견적을 낸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글로벌 수준보다 뒤처졌지만 세계 수준의 ICT 인프라와 반도체 등 제조업 기반을 이용하면 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며 "AI칩과 같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포스트 딥러닝과 같은 신개척 분야에 10년간 2조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연간 평균 투자액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환산된다. 중국이 3년 동안 17조원 규모를 투자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30분의 1 수준이다.
◇ 국내 'AI 핵심인력' 수준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의 '인적자산'은 어떠한 상황일까. 국책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인공지능 두뇌지수: 핵심인재 분석과 의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AI 전문가 상위 500명 가운데 한국은 7명에 그쳤다. 전체 25개 국가 중 19위로, 미국(73명)이나 중국(65명) 등에 비해 크게 뒤처져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19일 특성화고등학교에서 AI·빅데이터 교육을 강화하는 '특성화고 미래교육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공모를 통해 특성화고 10곳을 선정, AI 또는 빅데이터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사물인터넷(IoT) 등 4개 분야의 전문교사를 분야별로 20명씩 선정해 내년 8월까지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학기 중(3~7월) 야간연수 및 방학 중(8월) 주간연수 등 총 460시간의 연수를 통해서다.
서울대학교 조차 'AI 대학원'을 위해 계획된 채용 교수 인원 15명 가운데 2명 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이 6개월 만에 전문교사를 육성하고 AI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계획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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