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실 특감반 감찰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과 유 전 부시장이 동시에 소환된 것을 두고 검찰이 사실상 '청와대'로 칼날을 향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조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했다.
검찰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입시비리 의혹에 연루된 정황을 살피는 한편 조 전 장관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10월 중에 수사를 끝낸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1월 하순으로 접어든 지금까지 결정적인 '한방'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검찰청 주변에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사법처리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날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이 소환되면서 조 전 장관 가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과 유 부시장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가 서로 보폭을 조정하면서 수사강도와 시기를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가족관련 의혹을 중심에 뒀던 수사가 앞으로는 조 전 장관 본인을 직접 겨냥하는 수사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에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지만 지난달 30일 대보건설 등 유 부시장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업체들에 대해 갑자기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도 그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히 첫 압수수색 이후 4차례 추가 압수수색이 단행되고 3주 만에 비위 의혹의 당사자인 유 부시장이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전현직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의 직권남용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는 모양새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도 그런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만간 검찰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유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이 어느 선에서 결정됐는지 확인하는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도 수사망을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은 지난달 7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도읍 의원이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에 부산시는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부산시 간부 공무원은 금융위원회 근무 당시 첩보가 있어 감찰을 받은 바 있으나 비위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