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주근접 아파트에 거주하면 출근길부터 시작되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피하는 것은 물론, 출퇴근 시간까지 크게 단축할 수 있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 문화도 직주근접 아파트 선호 현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통근 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자신만의 시간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취미 활동이나 여가 생활도 즐길 수 있어서죠.
실제 통근 시간은 수도권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9일 통계청의 '통신 모바일 데이터를 활용한 수도권 근로자의 이동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서울 거주자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편도로 51분가량 소요됐습니다.
또 인천 거주자는 46분, 경기 거주자는 45분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거주자는 하루에 약 2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출퇴근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직장 주변에 거주지를 마련하려는 수요층도 늘고 있습니다.
KEB하나은행 한국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서울 직장인 중 직장과 거주지가 동일 지역(자치구)인 비중은 지난 2008년 42%에서 작년 51%로 크게 늘었습니다.
직주근접형 단지는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롯데건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공급한 '르엘 대치'는 31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 지역에서만 무려 6575명이 청약해 평균 21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단지는 강남권 대규모 업무지구 통근이 가능합니다.
또 지난 10월 신일이 인천 부평구 산곡동(산곡2-1구역)에 분양한 '부평 신일 해피트리 더루츠'도 1순위에서 10.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이미 분양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는 2002년 이후 부평구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입니다. 이 아파트는 한국GM부평공장, 부평국가산업단지, 부평 도심과 가깝습니다.
올해 4분기에도 직주근접 분양 단지들이 속속 공급됩니다.
두산건설은 인천 부평구 산곡동 일대(산곡4구역)에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 아파트는 총 10개동, 지하 4층~지상 26층, 총 799가구 규모로 지어집니다.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전용면적 49~84㎡, 507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입니다. 이 단지는 대규모 업무시설과 상업시설이 밀집한 부평 도심으로 출퇴근도 용이합니다.
대림산업은 내달 서울 서대문구 홍은1구역 재건축 단지인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를 분양할 계획입니다. 지하 4층~지상 28층, 6개동, 전용 39~93㎡, 총 481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39~84㎡, 34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됩니다. 단지는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이 가까워 시청,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중심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편리합니다.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의 한 관계자는 "통근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도심의 높은 주택 가격에 밀려 외곽 지역으로 떠났던 이주민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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