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임원인사, 생존전략 따른 특징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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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입력 2019-12-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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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현대·대우·호반건설, 대표이사급 인사이동 단행

  • 불확실한 업황 고려한 생존전략 반영 인사 평가

허윤홍 신임 사장.[사진=GS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연말 인사철을 맞아 각 건설사들이 임원 인사 소식을 연이어 전하고 있다. 인사를 통해 향후 각 사들의 사업추진 방향을 알아볼 수 있다는 특징도 눈에 띄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대우·현대·호반건설 등이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GS건설은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안정적인 경영승계구도 구축에 나섰다. 오너 4세일가 중 유일하게 사장자리에 승진하면서 승계구도는 허세홍-허윤홍 두 사람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재계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대표로 있던 전문경영인 임병용 사장을 부회장 자리로 올리며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임 부회장은 지난 2013년 GS건설에 부임한 후 꾸준히 우상향 성장세를 지속,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먹을거리를 발굴했다. 사장에 오르고서도 신사업부문 대표 겸 사업관리실장을 맡아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허윤홍 체제하에 공장에서 주택을 제조해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주택 모듈과 스마트팜, 인공지능(AI)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나베신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호찌민 7군 지역에 6만8000여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를 조성하는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허 신임사장은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내년부터 수익성 높은 사업을 선별해 집중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경석 신임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담당 부사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건설은 커뮤니케이션과 주택사업부분에 집중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기아차 정책지원팀 서경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킴과 동시에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담당으로 보직을 옮겼다.

서 부사장은 성균관대를 나와 국내외 영업 및 대외협력 분야를 두루 거친 인사다. 기아자동차 중남미팀장과 수출관리실장·유럽팀장·영국판매법인(책임)을 거쳐 현대·기아차정책지원팀과 기아차 광주전남지역본부장, CS경영실장(상무)을 거친 대외협력 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기면서 홍보채널 전략 수립과 대외 소통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그룹 내에서 파격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이사 사장 직속 커뮤니케이션부분 조직을 신설한 데다 그룹 출신을 기용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이후 그룹에서 사장이나 전무급 임원이 현대건설로 승진 이동 인사는 있었으나, 부사장급 전보는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함께 부사장으로 승진한 전영준 전 주택사업본부장 역시 눈에 띄는 인사다. 주택사업본부장이 10년만에 부사장 자리에 오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전 신임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현장 중심 풍부한 공사관리 경험을 갖춘 주택사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능력을 발휘해 그동안 현대건설 주택사업 수주 실적 향상에 기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순환고속도로를 비롯해 광장동 힐스테이트와 분당선 왕십리-선릉 구간 등 굵직한 주택사업과 관급 사업을 현장에서 소장으로 지휘한 경험도 갖췄다. 이후 현대건설 사업관리실장, 공사지원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건설에서 10년 만에 주택사업본부장이 부사장에 오른 것은 GS건설 등에 내준 국내 주택사업 점유율을 되찾아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형 현 사장 체제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EO 직속 신사업본부 안에 개발사업팀과 베트남 개발사업팀을 신설했고, 주택사업과 재무를 책임지던 김창환 전무를 신사업본부장으로 배치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 전무는 대우그룹 출신으로 현장과 재무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김 전무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되는 행정복합도시 ‘스타레이크시티’를 포함한 투자개발사업, 리츠(부동산 간접투자 상품)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남 신임 호반그룹 부회장 겸 호반건설 대표이사.[사진=호반그룹 제공]

호반그룹은 IPO를 대비한 재무안정성 향상과 인수합병(M&A)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과거 신사업 추진에 앞장섰던 최승남 리솜리조트 대표를 그룹 부회장으로 신규 선임해 호반건설 대표로 보직 이동한 것이다. 지난해 호반산업에서 리솜리조트로 자리를 옮긴 후 1년 만에 또 다시 인사 이동을 통한 승진이 이뤄진 것이다.

최 부회장은 우리은행 출신으로 2015년 호반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울트라건설, 리솜리조트(호반호텔&리조트) 등의 M&A를 주도했다. 이 밖에 그룹 내 각 부문 대표이사를 거치면서 호반그룹 사업 다각화에 앞장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을 배치해 향후 예정된 IPO와 불확실한 업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각 건설사들마다 건설업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인사이동이 눈에 띄는 해”라며 “각 사별로 장점을 살리기 위한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불확실한 업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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