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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13년만에 조기석방"...버니 에버스 전 월드컴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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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2-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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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13조 원 규모 회계부정 스캔들로 월드컴 파산

  • 25년 징역형 살던 중 건강 악화로 13년 만에 출소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분식회계 중 하나로 꼽히는 ‘월드컴 사태’의 주인공 버니 에버스 전 월드컴 최고경영자(CEO)가 수감 13년만에 석방됐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은 이날 건강 악화 등을 고려해 에버스 전 CEO를 조기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가을 에버스의 딸이 그의 실명과 치매증상, 체중감소, 심리상태 불안 등을 이유로 조기 석방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버니 에버스는 회계부정 주도와 증권사기 등 혐의로 지난 2005년 25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루이지애나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었다. 다만 최근 건강 악화로 텍사스 연방 교도소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검찰은 그가 가족과 있을 때와 평소 모습이 다르다는 심리전문가의 의견을 증거로 제시하며 그의 석방을 반대했다. 그러나 에버스의 변호인 측은 치매 환자는 심리 상태에 따라 기복이 있을 수 있다며 반박했고 재판부에 이 점이 받아들여졌다.

특히 13년 전 그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던 바바라 존스 판사가 서한을 통해 “에버스는 충분히 처벌을 받았다”고 밝힌 점이 그의 조기 석방 가능성을 높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에버스는 한때 텔레콤업계의 ‘풍운아’로 불리며 1990년대 사상 최고의 미국 증시 호황을 일궈낸 주역이었다. 캐나다 시골지역에서 태어나 우유배달, 의류공장 관리인, 나이트클럽 경비, 농구부 코치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 무명의 통신회사를 성장시킨 ‘성공신화의 표본’으로 불리기도 했다.

1983년 그가 설립한 월드컴은 설립 17년만에 시가총액이 180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미국 2위 장거리통신 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그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경영전략은 연일 화제였다. 에버스는 작은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합병(M&A)을 택해 무려 80건에 가까운 M&A를 성사시키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2000년, 월드컴은 무리한 몸집 불리기와 텔레콤 산업의 부진, 부실회계 관련 조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에 몰렸다. 같은 해 7월 월드컴은 당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0억 달에 달하는 파산보호 절차를 신청했고, 이후 수년간 실적을 조작해 주가를 띄운 사실까지 드러났다. 2005년에는 이를 에버스가 주도했단 점이 인정됐다. 성공시대의 주인공이 한순간에 미국 최악 사기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것이다.

당시 맨해튼 연방법원은 그에게 25년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이보다 적은 형량을 선고하는 것은 범죄의 중대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미국 CNBC 방송은 그의 조기 석방 소식을 전하면서 정확한 석방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버니 에버스 전 월드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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