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송동영춘(送冬迎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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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초빙논설위원
입력 2019-12-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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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툰드라에 피는 꽃은 처염(凄艶)하다. 노루 꼬리만 한 햇살에 꽃을 피우고, 화수분까지 마쳐야 한다. 벌 나비를 부르는 짧은 사춘기. 아프니까 청춘인가, 아파서 아름다운가. ▷사막에 피는 꽃도 간절하다. 또르르 이슬 한 방울에 뿌리를 적셔야 한다. 황무지에도 싹은 돋는 법. 7년 대한(大旱)에 비 오지 않는 날이 없고, 9년 장마에 해 뜨지 않는 날이 없었다고 하더라. 그렇다. 사하라에도 비는 내린다. 비록 연 50mm에 불과하지만, 하루살이에게 하루 비면 족하다. ▷동지가 물러가고 입춘이 달려온다. 아랫목에 웅크린 밤도, 늘어진 그림자도 짧아진다. 달밤의 칼춤도 잦아들겠지. 견문발검(見蚊拔劍), 노승발검(怒蠅拔劍)에 애꿎은 애호박만 절단났는데. 콩깍지에 볶여 타버린 콩도 두 조각인데. 콩 한 톨도 나눠 먹으라는데.◀ <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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