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성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 "새해 자동차 시장 정체국면 지속... 전략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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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12-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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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 규모 8730만대... 올해보다 0.4% 성장 그쳐

  • 친환경차·고급차·신흥 시장에 ‘답’...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 강한 드라이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새해에도 정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서유럽 등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친환경차와 고급차, 신흥 시장은 예외적으로 성장이 기대돼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새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 규모 8730만대··· 올해보다 0.4% 성장 그쳐
이보성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은 지난 27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사옥에서 열린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새해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자동차 시장의 소폭 성장에도 미국과 서유럽 등 기존 시장의 부진으로 정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HS와 업계에 따르면 새해 글로벌 시장 자동차 판매 규모는 올해보다 0.4% 증가한 873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갈등 등 악재로 인해 큰 폭의 하락이 있었던 올해 성적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 규모는 2017년 9219만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8년 9153만대, 올해 8695만대(추정치)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은 바 있다.

그나마 새해에도 역성장하지 않는 것은 중국과 인도, 아세안 등 신흥 자동차 시장이 저지선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 시장의 올해 자동차 판매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10.9%, 13.5% 줄어들었다. 그러나 새해에는 올해 대비 각각 3.9%와 4.0% 증가하고, 아세안도 5.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미국과 서유럽 시장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각각 1.6%, 3.0% 감소하며 다른 시장의 증가폭을 상쇄한다.

이 소장은 “미·중 관계 등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 같은 정치·경제적 상황이 새해에도 지속돼 자동차업계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돌파구는 있다. 고급차 시장(ISH 프리미엄 브랜드 기준)과 친환경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IHS에 따르면 글로벌 고급차 시장의 연간 판매 규모는 2018년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한 후 올해 1027만대, 새해 1056만대로 꾸준히 성장한다.

친환경차도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429만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해 추정치는 555만대로 올해 대비 무려 29.3%가 많아진다.

이 소장은 “고급차 시장은 신흥국 성장 속 차급 다양화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친환경차의 경우에도 신차 출시 확대와 중국의 보조금 철폐, 유럽의 CO2 규제 강화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차·고급차·신흥 시장에 ‘답’···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 강한 드라이브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이 같은 시장에 주목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배경이다. 특히 국내 현대차그룹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신흥 시장 공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에 향후 6년간(2020~2025년) 2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한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14종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던 2017년 12월 발표보다 64.2%나 늘어난 수치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톱3’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지역 처음으로 완성차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총 투자비만 15억5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거점으로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지역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이 소장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동화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다만 수익을 단기간에 뽑아낼 수 없는 만큼, 효율화 등을 통해 기존의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영 전략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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