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주경제 10대 뉴스-연예 10대 뉴스] 방탄소년단·펭수·유산슬 外 올해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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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9-12-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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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해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는 없었지만 올해 연예계는 더욱 다사다난했다. 특히 펭수, 유산슬, 송가인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뉴 밀레니엄을 장악하는 새로운 키워드로 등극했다. 방탄소년단은 여전한 인기를 누리며 전 세계를 지배하는 키워드를 넘어 학계에까지 번져 연구대상으로 승격했다. 2019년을 뜨겁게 달군 올해의 키워드들을 살펴보자. 

그룹 방탄소년단[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방탄소년단 웸블리 찍고 사우디까지
올해도 방탄소년단(BTS)의 해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음악 시장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는 '기록소년단'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 월드 투어로 BTS는 전 세계 13국, 24도시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이들이 만난 팬(아미·ARMY)만 206만명. 지난 6월엔 마이클 잭슨, 마돈나, 퀸이 공연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섰고, 10월엔 가장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팬들을 만났다. 한국 가수가 웸블리, 킹파드 무대에서 공연한 건 BTS가 최초다.

BTS가 지난 4월 발매한 앨범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은 세계 음원 차트와 시상식을 휩쓸었다. 미국 인기 가수 할시가 참여한 타이틀 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빌보드 차트에서도 주요 차트인 핫 100에서 8위에 올랐다. 한국 가수로는 가장 높은 기록이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선 1위를 차지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으로 끌어들인 경제효과를 발판으로 향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드라마 제작을 기획하고 있으며 후배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 이은 걸그룹 론칭 계획까지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 과정에서 전 SM엔터테인먼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민희진을 빅히트 브랜드총괄로 앉히며 기획의 다각화를 시도했다. 또 연예기획사 쏘스뮤직과 멀티 플랫폼 음악 게임 전문회사 수퍼브를 인수, 몸집을 키웠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빅히트를 국내 최고 기획사 수준에 이르게 했다.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기준 약 1조2800억~2조2800억원으로 추정되며 3대 연예기획사인 SM, YG, JYP를 훌쩍 뛰어넘었다.

학계도 방탄소년단의 성과를 주목했다. 지난 11일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가 주최한 글로벌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외 학자들은 '21세기 비틀즈'라 불리는 방탄소년단 신드롬을 만든 원동력으로 희망적인 메시지, 새로운 형태의 팬덤, 디지털 미디어를 꼽았다.

EBS 연습생 펭수[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올해의 인물, EBS ‘펭수
올해 대한민국은 ‘펭수 앓이’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위험 수위를 넘나들며 할 말 다하는 펭수의 모습은 대중들의 카타르시스를 이끌었다. 지난 3월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로 데뷔한 거대 펭귄 '펭수'는 교육 방송에선 보기 어려운 '선 넘는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다. "EBS에서 잘리면 KBS로 가겠다"며 제작진을 협박하고, 걸핏하면 회사 사장 이름인 '김명중'을 들먹인다. 펭수의 어록과 사진, 자작곡 등이 담긴 다이어리는 예약 판매 1분 만에 200만 부가 팔렸다. '자이언트 펭 TV'는 최근 구독자 수 150만명을 돌파했다.

EBS ‘자이언트 펭TV’의 펭귄 ‘펭수’는 유튜브로 일약 스타가 된 뒤 타 방송사에 진출하며 방송사 대통합도 이뤄 냈다. 펭수 신드롬은 이모티콘은 물론 다이어리, 달력 등 굿즈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경제 효과도 창출했다. 영국 BBC 등 외신이 펭수 신드롬을 잇따라 조명하면서 펭수는 우주 대스타로서의 가능성을 과시했다. 특히 미국 디플로맷은 펭수가 뽀로로와 아기 상어에 이어 세계인을 사로잡는 한국산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인 트로트가수 유산슬(방송인 유재석)[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 MC 유재석의 변신, ‘유산슬'과 트로트
올해 방송가의 또 다른 신드롬으로 유산슬을 빼놓을 수 없다. 국민 MC 유재석은 김태호 PD의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지난달 16일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도 KBS 등 타 방송사를 누비며 트로트 열풍을 이끌었다.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 MBC 드림센터에서 연 1집 굿바이 콘서트에는 800여명의 팬이 몰렸다. ‘놀면 뭐하니?’는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TV조선 예능 '미스 트롯'에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지난 2월 숨어 있던 실력파 트로트 가수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미스 트롯'이 종편 예능 역사상 최고 시청률인 18.1%를 기록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구성진 정통 트로트 창법으로 우승을 거머쥔 가수 송가인은 콘서트를 전 석 매진시키고 각종 TV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송가인뿐만 아니라 홍자, 정미애, 숙행 등 무명이었던 가수들도 '미스 트롯'을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지상파도 TV조선을 따라 트로트 가수 발굴에 나섰다. 유재석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하며 트로트 열풍에 합류했다. KBS '트로트가 좋아'에서 우승한 조명섭은 '남자 송가인'으로 불리며 스타덤에 올랐다. '미스 트롯'의 전설을 이어갈 TV조선 '미스터 트롯'이 2020년 1월 2일 첫 방송 한다.

양준일[양준일]

◆ 탑골GD 시간여행자 '양준일' 열풍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Newtro) 열풍으로 SBS K팝 클래식, KBS 어게인 가요톱10 등 옛날 음악 방송을 다시 볼 수 있는 방송사들의 유튜브 채널이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3’는 태사자와 양준일, 이소은, 애즈원 등 1990년대를 풍미한 추억의 가수들을 재조명해 방송가 뉴트로 열풍을 이어 갔다. 

핑클, H.O.T 등 90년대 가수들이 다시 주목받았고, '탑골 GD'로 불리는 양준일은 20여년 만에 연예계에 복귀했다. 젊은 시절 지드래곤(GD)을 닮은 외모로 ‘탑골 GD’란 애칭이 붙은 양준일은 인기에 힘입어 오는 31일 첫 팬 미팅을 연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 설리·구하라 등 비극적 선택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올해 유난히 스타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이어져 대중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설리, 구하라 등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일부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걸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는 2014년 남자 친구와 공개 연애를 시작한 뒤부터 각종 성(性)희롱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리다 지난 10월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설리의 친구였던 구하라도 그로부터 40여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전 남자 친구가 찍은 불법 촬영물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네티즌들의 구설에 올랐다

두 사람의 죽음은 악성 댓글을 무분별하게 노출하는 온라인 댓글 시스템에 경종을 울렸다. 인터넷 포털 댓글 폐지 여론이 불붙었고, 카카오는 연예 뉴스에서 댓글을 없애기로 했다. 카카오는내년 2월부터는 이른바 '실검'이라 불리는 실시간 검색어도 폐지한다. 인물을 검색할 때 연관 단어를 보여주는 관련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댓글상 욕설 노출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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