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CEO)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대외압박에도 불구) 2019년 매출이 약 18% 증가해 8500억 위안(약 1220억 달러) 이상이 됐다"고 전했다.
쉬 회장은 "당초 예상한 올해보다 낮은 수치이며 2017년 성장률을 넘어섰지만, 2018년에 기록한 19.5%의 매출 증가율에 비해 둔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2억4000만대로, 지난해보다 17% 증가했다고 한다. 쉬 회장은 "이러한 수치들은 애초 전망치보다는 낮지만 사업은 탄탄하다"면서 "우리는 역경 속에서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019년 상반기처럼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거고, (지금의 실적은) 시장의 순탄한 모멘텀으로 인해 1년 내내 지속된 성장"이라면서 "우리에게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7년 중국 선전에서 런정페이가 설립한 화웨이는 창업 32년 역사상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미국은 이에 더해 영국·캐나다·호주 등 주요 동맹국을 상대로 반(反)화웨이 운동을 벌이며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과 거래가 제한되면서 스마트폰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및 구글맵, 지메일, 유튜브, 플레이스토어 등 필수 앱을 구글로부터 지원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이에 구글앱이 탑재되지 않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30'을 지난 9월 선보이기도 했다. 미·중은 이달 중순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지만, 화웨이에 대한 제재 문제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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