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서 ‘2019 KBS 연기대상’이 열렸다.
이날 대상의 주인공은 ‘동백꽃 필 무렵’의 공효진이었다. 공효진은 “후보 중에 호명되고 뽑히는게 불편하고 민망하고 송구해서 이런 자리를 잘 즐길 수 없는 배우구나 생각했다. 시상식에 참석하는게 괴롭기도 하다. 근데 ‘동백꽃’이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고 저한테도 너무 특별한 시간들이었다. 스탭, 배우들과 함께 했고 구룡포 주민들과 긴 시간을 보냈는데 그렇게 두 계절을 보내고 나니 더 오랜 시간이 걸렸던 거 같고, 그곳이 꼭 옹산이었던 것처럼 마음이 편해지고 그립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눈물을 보인 공효진은 “그래서 내 동료들이 상을 받을때마다 내가 받은 것처럼 울컥한다. 덤덤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가 마음을 이렇게 만드는 거 같다. 같이 했던 배우들이 눈앞에 있어 더 그런거 같다”며 “저도 20년 후에 이런 큰 상을 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안다치고 열심히 하겠다. 또다시 동백꽃 같은 드라마가 만들어지길 바라면서 저도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동백꽃 필 무렵’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오정세와 염혜란은 나란히 조연상을 받았다. 오정세는 “수상소감을 하는 자리가 혹시 온다면 가슴을 울린 김혜자 선배님의 수상소감이나 진성규 배우님의 나도 모르게 응원의 박수가 나오는 수상소감을 해보고 싶었는데, 멋진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와 안 어울리는거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멋진말과 퍼포먼스가 아니라 지금까지 인생을 잘 살아오시고 배우로서 쌓인 걸음들에서 나오는 거 같다. 그런점에서 이런 큰상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동백꽃’은 제게 어떤 위인전보다 위로와 감동을 준 작품이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단걸 깨닫게 해줬고, 선한 마음이 훨씬 더 많다는 고마운 작품이었다. 더 건강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염혜란은 “부족한 제게 이 큰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아니라 누가 했어도 빛나는 작품이었다”며 “사실 정말 두려웠다. 처음 맡아보는 고학력자여서 여러분들이 안어울린다고 하실까봐 걱정되고, 제 단점이 들통날까봐 많이 힘들어했다. 완주할 수 있었던건 함께해주신 분들 덕분이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최근에 작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살아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만 즐기고 내일부터 하던대로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동백꽃’에서 마성의 촘므파탈 황용식 캐릭터를 맡아 사랑받은 강하늘은 시청자들이 뽑은 네티즌상의 영광을 안았다. 강하늘은 “많이 사랑해주신만큼 잘 돌려드릴수 있도록 2020년을 꾸려가 보겠다”며 동백 역의 공효진에게 “빨리 셔터 내리고 까멜리아에서 기다리고 있어유”라고 극중 사투리로 재치있는 소감을 남겼다.
단한번이기에 더 특별한 신인상의 주인공은 ‘닥터프리즈너’ 권나라,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녹두전’ 강태오, ‘단 하나의 사랑’ 김명수, ‘사풀인풀’ 김재영이었다. 손담비는 “연기한지 꽤 됐는데 5년만에 신인상을 받았다. 너무 뜻깊은 상이다. 이상은 앞으로 좋은 연기자가 되라고 주시는 상이라 생각하고 받겠다”고 밝혔고, 김재영은 “떨리고 기분이 좋다”며 “아직 저희 드라마가 반 정도 남아있다. 더 공감갈 수 있는 작품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연작 단막극상을 받은 정동환은 “값어치가 있는 드라마로 애쓴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다. 그조차도 KBS가 아니면 이런걸 할 수 없다 생각한다. 공로상이 아닌 연기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배역이 크냐작냐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지 않는 배우가 진짜 배우라 생각한다. 가치있는 배우들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스태프들과 작업해서 행복했다”고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이주영은 “올해 유독 연예계, 여술계에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던 거 같다. 새해에는 더 많은 분들의 가슴에 평안이 깃들었음 좋겠다. 조금더 안녕하시고 조금더 행복하시고 저도 좀 더 행복해서 몸과 마음을 다잡아서 더 좋은 연기하는데 기운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99억의 여자’로 조연상을 받은 정웅인은 “폭력적인 남편을 연기해도 상을 주시네요. 불편한 연기에도 많은 사랑을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웃지 않아도 두려워 하시고 웃는다고 두려워하시고 존댓말을 해도 두려워하신다 요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든 연기나 난해한 장르인데 잘 버무려 진두지휘하고 있는 감독님, 스태프들 감사하다”며 “저도 따뜻한 드라마 잘 할 수 있다. 그런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퍼퓸’ 하재숙은 조연상 수상자로 이름이 호명되자 울먹이며 “연기대상이 너무 궁금해서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왔다. 막 특별히 예쁘지도 않고 비범하지 않은 몸매를 갖고 있어서 나의 특별함이 없어서인가 나를 자책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재희 역할을 맡으며 언니를 통해 힘과 용기를 얻는다 말씀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우아한 모녀’로 우수상을 받은 차예련은 “연기를 한지 17년 됐는데 시상식을 처음 초대받아서 처음 받는 상이다. 굉장히 의미있다. 신랑이 가서 떨지말랬는데 얘기를 잘 못할 거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출산하며 공백이 길었다. 많은 고민을 할 때 믿어준 감독님, 작가님 감사드린다. 집에서 보고 있을, 인생에 가장 행운으로 찾아와준 주상욱씨에게 감사하다. 인하야 엄마 상받았다. 마지막으로 촬영 중인 저 대신 저희 딸을 잘 봐주시는 저희 엄마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세젤예’로 우수상을 받은 기태영은 “20년전 수상소감을 상상한 적이 있는데 언젠가부터는 안하게 되더라. 주변 사람들에겐 언제나 꿋꿋한척해왔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포기라는 두 글자가 보일 때가 있었다. 애써 외면도 해봤다. 그럴때마다 저희 가족 생각하면서 조금씩 해왔던 거 같다. 4년만에 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불만 하나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이걸 보고 있을 우리 유진이 고맙고 사랑한다. 아내와 딸들은 존재만으로 이미 완벽하고 덕분에 행복하다”고 눈물의 수상소감을 전했다.
‘국민 여러분’ 최시원와 ‘동백꽃 필 무렵’ 김지석은 중편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최시원은 “부족한 제게 2020년 첫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꼭 이 자리를 빌어 사랑하는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엘프 팬 여러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새해에 더 겸손하게 활동하라는 뜻으로 알고 겸허한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고 다짐했다.
2019년 영화 ‘기생충’에 이어 ‘동백꽃 필 무렵’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정은도 우수상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우수상 시상자로 나온 배우 라미란은 눈물을 보이기도. 이정은은 “‘월계수 양복점’에서 저를 예뻐해주셨던 김영애 선생님이 생각이 난다. 그분들에게 제가 배웠던건 하루하루 성실히 살고 대본을 가까이 하는 것이었다. 그때 라미란이란 좋은 배우도 만났다”며 “작품을 하면서 좋은 가족이 생기는게 너무 좋았다. 또 저를 통해 소외된 이웃에게 가족처럼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많아졌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의미있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이날 최우수상은 조여정, 신혜선, 강하늘, 유준상이 받았다. 조여정은 “한창 촬영 중이어서 어제도 아침까지 2019년 밤을 새면서 혹한에서 촬영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연기를 하는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 한없이 작아지고 겸손해진다”며 “남은 시간 더 많이 배우겠다. 배우라는 직업이 항상 저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직업인거 같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강하늘은 “제가 여기 후보에 오를 사람이 아니다. 이게 맞나 싶다. 저는 열심히보다 재밌게 연기하려 한다. 이 상이라는게 머릿속에 들어오면 방해가 될 때가 있다. 하루하루 재밌게 살아갈텐데 상이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정신관리 잘 하도록 하겠다. 좋은 연기자 되기 전에 좋은 사람부터 되겠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제 이름이 안불려졌음 했다. 그럼 제가 대상이었을텐데. 제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 우리 드라마가 너무 일찍했구나 싶었다”며 솔직한 수상소감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2019 KBS 연기대상 수상자 및 수상작
▲대상=공효진(동백꽃 필 무렵)
▲최우수상=신혜선(단 하나의 사랑), 조여정(99억의 여자), 강하늘(동백꽃 필 무렵), 유준상(왜그래 풍상씨)
▲우수상 미니시리즈 부문=장동윤·김소현(조선로코-녹두전), 최원영·나나(닥터 프리즈너)
▲우수상 중편드라마 부문=최시원(국민 여러분), 김지석·이정은(동백꽃 필 무렵), 이시영(왜그래 풍상씨)
▲베스트 커플상=장동윤·김소현(조선로코-녹두전), 유준상·신동미(왜그래 풍상씨), 강하늘·공효진(동백꽃 필 무렵), 오정세·염혜란(동백꽃 필 무렵), 김명수·신혜선(단 하나의 사랑), 장현성·김정란(닥터 프리즈너)
▲K드라마 한류스타상=김명수(단 하나의 사랑), 김세정(너의 노래를 들려줘)
▲네티즌상=강하늘
▲우수상 장편드라마 부문=김소연·기태영(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설인아·오민석(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우수상 일일드라마 부문=이영은(여름아 부탁해)·차예련(우아한 모녀)·김진우(왼손잡이 아내)·설정환(꽃길만 걸어요)
▲올해의 작가상=임상춘 작가(동백꽃 필 무렵)
▲조연상 미니시리즈드라마 부문=김병철·김정란(닥터 프리즈너)·정웅인(99억의 여자)·하재숙(퍼퓸)
▲조연상 중편드라마 부문=오정세·염혜란(동백꽃 필 무렵)·신동미(왜그래 풍상씨)
▲연작 단막극상=이도현·정동환·이주영·조수민
▲신인상=권나라(닥터프리즈너)·손담비(동백꽃 필 무렵)·강태오(조선로코-녹두전) ·김명수(단 하나의 사랑)·김재영(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청소년 연기상=박다연(조선로코-녹두전)·주예림(세상에서 제일 예쁜내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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