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예고편 된 구광모의 '페인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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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20-01-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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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 회장, 영상편지로 불만사항 선제 공략 강조

  • LG전자 AI 세탁기로 불만사항 차단 나서

  • 삼성전자도 똑똑해진 냉장고로 AI 경쟁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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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이 2일 ‘LG 2020 새해 편지’를 통해 임직원에게 고객 가치 실천 방안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구광모 LG 회장 신년사 영상 캡처]

[데일리동방] 구광모 LG 회장이 2일 강조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만사항)’는 향후 전자 산업 근간을 요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전 세계 임직원에게 신년인사 영상 ‘LG 2020 새해 편지’를 보내 다섯 가지 고객가치 실천 방안을 당부했다. 필요한 방법에 대한 물음에 그가 답하는 방식이다. 구 회장 첫 번째로 꼽은 내용이 페인 포인트다. 그는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직접 고객의 입장이 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인 포인트를 단순한 불만이 아닌 고객이 LG에 바라는 점으로 읽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또 △앉아서 검토하는 대신 일단 도전하고 △고객 행복을 LG 구성원의 즐거움으로 만들고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또 다른 시작으로 여기고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실행하자고 독려했다.

◆LG 페인 포인트, CES서 세탁기로 공략

이번 신년사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에서 내놓을 신규 서비스와 관련이 깊다. 구 회장이 첫번째로 강조한 페인 포인트는 세탁기를 통해 공략한다. 이번 행사에서 LG전자는 인공지능 DD(Direct Drive・다이렉트 드라이브)모터를 탑재한 트윈워시 신제품을 내놓는다. LG전자는 인증기관 ‘인터텍(Intertek)’의 지난 3월 검증 결과를 인용해 DD모터가 일반 드럼세탁기보다 옷감 보호 성능이 약 18% 높았다고 설명했다.

페인 포인트는 유지・관리로 향한다. 세제가 떨어지면 LG 씽큐(ThinQ) 앱으로 소모품을 자동 주문하는 ‘아마존 대시(Amazon Dash Replenishment Service)’ 기능이 제품에 추가됐다. 미국 소비자들은 3월 제품 설치・사용・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최적화하는 프로액티브 서비스(Proactive Customer Care)도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는 제품 작동 상태를 분석해 예상 고장을 미리 알려준다.

소비자 불만에 대한 LG의 경각심은 지난해 7월 의류건조기 분쟁 때 확고해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가 신청인에게 위자료 10만원씩 지급하라고 결정했지만 LG전자는 위자료 지급 대신 자발적 리콜로 응답했다. 소비자 요청이 아닌 회사가 먼저 연락해 찾아가는 무상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 수장 권봉석 사장도 임직원에게 ‘CEO 일기로 전하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디지털 전환 가속을 독려했다. 그는 “제품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커넥티드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LG전자가 추구하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라고 내세웠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리눅스 기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웹OS 오토(webOS Auto)’ 강화판을 소개한다. 퀄컴의 5G와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를 이용해 차 안에서 인터넷 라디오, 비디오 스트리밍,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냉장고에 '푸드 AI' 적용

인공지능을 통한 페인 포인트 공략은 삼성전자도 진행중이다. LG전자가 세탁기를 강조한 반면 삼성전자는 냉장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은 5년 연속 CES 혁신상을 타낸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내놓는다. ‘푸드 AI’를 적용한 이번 제품은 맞춤형 식단과 요리법을 제공한다. 내부 식재료도 자동 인식하고 식료품 온라인 주문도 돕는다. 냉장고는 구성원이 미리 입력한 선호 음식 기반으로 자주 쓰인 식재료를 파악해 식성별 식단과 요리법을 추천한다.

자사 기술자가 출장 점검 때 추가로 세탁기와 김치냉장고를 무상 점검하는 ‘플러스 원 케어 서비스’도 2월까지 진행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따로 내거나페인 포인트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경기도 화성 사업장 내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세계 최초 3나노 공정기술을 보고 받고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100년 기업을 위해 이웃・사회와 함께 성장하자는 당부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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