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이 부장이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CJ그룹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CJ·씨앤아이레저산업·타임와이즈 관계는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씨앤아이레저가 지난해 12월 30일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보유했던 타임와이즈인베 주식 102만주(51.0%)를 75억7900만원에 재매입했다. 그 결과 씨앤아이레저 지분율은 49%에서 100%가 됐다.
CJ 오너 3세들이 소유한 씨앤아이레저는 이번 거래로 2016년 이재환 대표에 지분을 판지 4년 만에 다시 타임와이즈인베를 온전히 품게 됐다.
타임와이즈인베는 2000년 CJ제일제당이 중점 육성산업인 ‘문화콘텐츠’ 확장을 위해 설립한 곳이다. 이후 2002년 지주회사인 CJ가 지분 90%,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0%를 소유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사명도 ‘CJ창업투자’로 바꿨다.
2011년 하반기 CJ 지분 90%를 씨앤아이레저가 매입한다.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CJ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인 CJ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행위제한 요건에 걸렸다.
이후 2016년 말 이 회장은 타임와이즈인베를 모두 정리하고 손을 뗀다. 그 배경에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창업지원법)’이 자리 잡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설립을 촉진한다는 큰 틀에서 마련된 이 법은 창업투자회사 권리와 의무도 담고 있다.
제10조 제2항 제2호의 2는 VC가 중소기업청에서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면 ‘대주주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회적 신용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대법원 상고를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 타임와이즈인베 오너 자리를 유지할 수 없었다. 타임와이즈인베 펀드운용 안정성을 위해 그는 동생인 이재환 대표(당시 이사)에게 지분 51%를 넘겨야 했다.
비슷한 시기 씨앤아이레저도 지분 변동이 있었다. 이 회장 증여로 이선호 부장이 지분율 51%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이경후 상무(24%)와 정종환 부사장(15%)은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어 이재환 대표가 지난달 30일 타임와이즈인베 지분 51.0%를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매각하면서 4년 만에 씨앤아이레저가 다시 타임와이즈인베를 품게 됐다.
씨앤아이레저는 4년 만에 웃돈을 얹어 타임와이즈인베를 다시 품 안에 넣었다. 씨앤아이레저가 이재환 대표에게서 지분 51%를 매입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76억원이다. 주당 매입 단가는 7430원으로, 이재환 대표에게 매각 당시 단가가 6200원인 것을 감안하면 20%가량 높은 수준이다.
타임와이즈인베는 1세대 문화콘텐츠 VC다. 회사 실적이나 현금흐름은 좋지 않다. 2018년 영업수익은 59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가량이다. 같은 시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35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했고, 현금도 약 35억원 감소했다.
타임와이즈인베는 2~3년 전부터 성장잠재력이 높은 일반 벤처투자를 병행하면서 운용사 전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최근 운용 중인 펀드는 바이오헬스케어펀드·글로벌 푸드테크펀드·정보통신과학(ICT)융합펀드콘텐츠 커머스 융합펀드·중소벤처기업상생펀드 등이다. 주력으로 내세웠던 문화콘텐츠보다 ICT와 바이오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 지원도 눈에 띄게 늘었다. 타임와이즈인베는 설립 이후 계열사와 손잡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2018년 12월부터 CJ프레시웨이·CJ제일제당·CJ ENM·CJ올리브네트웍스 등에 출자하고 있다. 규모는 10억~45억원 수준이다.
VC사업은 규모는 작지만 식품을 비롯해 콘텐츠, 물류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만큼 경영 축소판으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이 타임와이즈인베를 통해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CJ에 새로운 미래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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