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양·ABL생명, 내달 주인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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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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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거대 핀테크기업 인수 유력

  • 인슈어테크기업 탈바꿈 기대

동양·ABL생명의 새로운 주인이 다음 달 결정된다. 두 보험사의 대주주로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을 받고 있는 다자(大家)보험그룹이 다음 달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다자보험그룹을 인수할 후보로 중국 거대 핀테크 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샤오미 등이 물망에 오르면서, 동양·ABL생명이 본격적인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3일 국내외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이하 보감위)는 위탁경영 대상인 다자보험그룹의 매각을 다음 달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보감위는 동양·ABL생명의 최대주주인 다자보험을 직접 관리·감독하고 있다. 다자보험그룹은 지난해 7월 사실상 안방보험그룹의 주식과 자산을 넘겨받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중국 정부의 입김이 닿는 보험보장기금(CISF)이 다자보험그룹의 지분 98.2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ABL생명의 종전 대주주였던 안방보험그룹은 2004년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주석의 외손녀사위로 알려진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에 의해 설립됐다. 안방보험그룹은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내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보험그룹이자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5년, 2016년 각각 동양·ABL생명을 인수해 국내 보험업계 판도를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사기죄 등으로 체포돼 최종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그룹의 운명이 크게 바뀌었다. 보감회는 2018년 안방보험그룹의 경영권을 접수해 위탁경영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해 안방보험의 자산 대부분을 이전시켰다. 현재 안방보험그룹 명목으로 남은 자산은 대부분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감위는 2018년부터 진행된 위탁경영 기간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올해 다자보험그룹을 민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자보험그룹의 핵심자산(안방생명·손해보험 등)의 자본 가치를 추산할 때 전체 매입가는 상당한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거래 규모를 감안하면 외국 자본이 아니라 중국 내부 자본이 다자보험그룹의 새주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외 금융권에서는 알리바바나 샤오미, 텐센트 등 중국 거대 핀테크기업이 다자보험그룹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2013년 '중안온라인보험기업'을 설립했으며, 이후 각각 보험대리점을 계열사로 두는 등 보험 산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샤오미 역시 중국 내 보험중개회사에 투자해왔다. 핀테크기업 외에는 중국 최대 국영 보험사인 중국생명보험이 인수자로 물망에 오른다.

다자보험그룹이 중국 핀테크기업에 인수되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사실상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크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이미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한국의 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된 상품개발·마케팅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보험업계는 전통적인 대면 채널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아직 성공하지 못한 '인슈어테크'가 핀테크 강국 중국을 통해 들어오게 되면, 국내 보험시장의 판도가 새롭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동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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