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데이터 3법 도입으로 대출 문턱이 낮아질지 주목된다. 비금융정보 사용 요건이 완화돼 심사를 더욱 세밀하게 하면, 부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비금융정보인 통신사 신용등급을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소액대출 상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선보였다. 해당 대출상품은 금융이력 부족으로 비교적 높은 대출금리를 감당해야 했던 씬파일러(Thin Filer)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처럼 비금융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대출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나이스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 산출 시 비금융정보를 일부 활용했지만, 요건이 엄격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터 3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대출 심사 시 비금융정보 활용이 늘어날 수 있다. 데이터 3법 중 하나인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신용조회업(CB)에 비금융정보 전문CB를 신설할 수 있어서다.
비금융전문CB가 설립되면 금융사들의 비금융정보 사용 요건이 보다 완화되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도 다양화된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들도 각종 요금을 성실히 납부해 온 내역 또는 온라인쇼핑 내역 등을 통해 대출 한도를 높이거나 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
아울러 올해 7월 도입될 예정인 신용등급 점수제도 데이터 3법의 도입과 맞물려 대출 장벽을 낮춰 줄 전망이다. 신용등급 점수제는 기존 신용정보회사가 산출하던 1등급에서 10등급까지의 신용등급을 신용점수(1점~1000점)으로 산출하는 것이다.
등급 내 점수가 높아도 등급 내 점수가 낮은 사람과 동일한 대출금리를 산출받았던 '문턱효과'를 완화시킬 수 있다. 신용등급 점수제가 시행되면 금융회사들이 각사의 리스크 전략에 맞춰 신용평가 점수를 보다 유동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데이터 3법으로 고객의 비금융 데이터 조회 요건이 완화되면 CB사의 신용점수 산출 과정뿐만 아니라 금융사의 자체 심사 과정에서도 정확도가 향상된다. 따라서 해당 계층의 대출 리스크가 완화되고, 이를 통해 보다 낮은 금리 산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
물론 역차별 가능성도 있다. 심사가 더욱 세밀해져 대출을 받는데 더 어려움을 겪는 고객도 생기기 마련이다. 예컨데 데이터 3법으로 기존 심사 시 드러나지 않던 연체 이력이 드러나게 돼 오히려 대출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존에 갖고 있던 정보들이 쪼개지면서 예전에 심사에 활용되지 않던 정보들이 활용되면 고객들 입장에서 역으로 대출을 받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융사의 정보 수집 능력에 따른 격차도 발생할 수 있다. 정보를 가져오는 능력과 정보를 가공·분석하는 금융사 내 시스템이 얼마나 고도화됐는 지에 따라 정보의 활용도가 갈릴 거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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