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법부 "여객기 격추 용의자들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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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1-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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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 성난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타격장면 공개돼 장기화 조짐

우크라이나 여객기 오인 격추 사건으로 분노한 민심을 달래는 데 진땀을 빼고 있는 이란 당국이 해당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용의자 다수를 체포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사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 합동참모본부가 이번 참사를 조사하는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라며 "사건 조사 과정에서 많은 용의자를 체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 사법당국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격추된 여객기의 블랙박스에서 자료를 추출하는 일을 맡았다"라며 "전 분야에서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 정의가 바로 세워지도록 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체포된 용의자의 계급이나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에스마일리 대변인은 또 "로버트 매클레어 이란 주재 영국대사가 허가받지 않은 불법 집회에 참석한 게 사실이다"라며 "그는 집회의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불법 집단행동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고,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대사가 집회 현장에서 이란군을 마주쳤을 때 영어로 말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자신이 체포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을 때 이란어로 영국 대사임을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교관이므로 이란 외무부가 이번 일을 처리해야 하지만 사법부는 그가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이란군은 그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가 수 시간 만에 석방했다. 영국 외무부는 13일 주영 이란 대사를 불러 이에 항의했다.

현재 경제난에다가 지도부 불신이 겹치면서 이란의 민심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사태 수습에 나서며 파장을 줄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이란 미사일 2발이 여객기를 타격하는 장면이 보안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태는 장기화할 조짐이다. 

NYT는 이란의 미사일이 지난 1월 8일 테헤란에서 이륙한 사고기를 향해 발사된 후 30초 간격으로 타격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 미사일이 사고기에서 8마일 떨어진 이란 군사시설에서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동영상을 보면 두 미사일 모두 즉시 사고기를 즉각 격추하지 않았다. 사고기는 불이 나 테헤란 공항을 향해 빙빙 돌고 있는 것을 보여줬다.

앞서 지난 8일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2분만에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란은 사건 직후 추락 원인을 기체 결함으로 돌렸으나, 격추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지난 11일 격추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인근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혁명수비대 미사일에 맞아 폭발하는 장면으로 추정되는 사진. AP통신이 입수한 비디오 영상에서 캡처한 것이다. [사진=테헤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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