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국내 걸음마 단계 모듈러주택사업 진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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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입력 2020-01-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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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유럽 등 관련 업체 3곳 인수…"해외시장 진출 등 사업 다각화" 입장

  • 아파트 브랜드로 승부하는 국내 주택시장서 대형사 첫 사례로 업계 관심

S社(미국)에서 시공중인 세계 최고층 모듈러 호텔.[사진=GS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GS건설이 미국과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하면서 모듈러 주택(조립식 주택) 시장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GS건설은 이를 계기로 국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해외 관련 시장 진출을 추진,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겠는 입장이다.

그러나 브랜드로 승부하는 아파트 공급 중심의 국내 주택시장에서 GS건설이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모듈러 주택사업에 앞장서 진출하는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주택 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유닛을 조립하는 주택으로 국내에선 대부분 중소 전문업체가 건설을 맡는데다 민간보다는 공공주택을 위주로 도입하는 추세다.

특히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공급이 넘쳐나는 지방 주택시장에서조차 품질 수준이 높은 아파트 선호도가 여전히 높아 모듈러 주택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있는 목조주택회사 단우드에서 인수계약서에 서명했다. 이에 앞선 16일 GS건설은 영국 철골 전문회사 엘리먼츠와 인수를 마무리했고 미국 철골회사인 S사도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로 2월 중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단우드가 약 1800억원이며 나머지는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 모듈러 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건설은 이번 유럽과 미국 3개의 모듈러 전문회사 인수를 통해 해외 모듈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모듈러사업 진출은 허윤홍 신임 사장의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라는 것이 GS건설 측의 설명이다.

허 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GS건설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며 "인수업체 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듈러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는 30층 이상으로도 모듈러 공법이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GS건설의 모듈러 주택업체 인수가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감돌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택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유럽 모듈러 시장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현재는 해외시장 개척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국내 모듈러 시장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모듈러 공법은 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조립 방식이다. 모듈러 시장은 선진국 위주로 형성돼 왔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시장이 커지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투시도 출처 KICT.[사진=KICT 제공]

특히 경기도시공사, SH, LH 등 공사들이 모듈러주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과 경기도시공사는 빠르면 올 하반기에 13층 모듈러주택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지난해 10월 ‘2019년도 제3차 매입임대주택 매입공고’를 내면서 ‘모듈러주택 매입 허용’를 처음으로 명기했다. SH는 지난 2016년 서울 가양동에 6층 규모 모듈러주택을 처음으로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민간 모듈러는 주택 건설을 적극 지원한다.

LH는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마을정비형 공공실버 아파트 150가구를 모듈러방식으로 건설 중이다. 이 밖에 올해 총 1000여가구의 모듈러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공공사업의 확대 영향으로 최근 모듈러 주택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모듈러 건축시장의 발주규모도 약 1조162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5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까지 2조4188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된 공공 모듈러 임대주택 물량도 올해 4350가구에서 2022년에는 9750가구로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민간임대 역시 3500가구에서 8900가구로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13층 이상의 중고층 건물에 모듈러 공법이 처음 적용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기존에는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6층 이하의 주택에만 모듈러 공법 적용이 가능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 공법은 공기 단축을 통해 빠른 주택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며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향후 민간시장 역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유망사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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