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조나라 평원군에게 20명의 인재가 필요했다. 19명은 채웠는데, 1명이 부족하다. 식객인 모수(毛遂)가 스스로를 천거한다. 평원군은 거절한다. “훌륭한 선비는 주머니 속 송곳 같아서 그 끝이 드러난다.” 이에 모수는 “일찍 주머니에 넣었더라면 끝만 아니라 손잡이까지 밖으로 나왔을 것”이라 답했다.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출전이다. ▷송곳도 끝부터 들어간다. 바쁘다고 손잡이부터 들이밀 수는 없다. 바늘 허리에 실을 꿰랴. 비록 입추(立錐) 여지가 없다 해도, 비집고 부대끼면 세울 수 있으리라. 얼음장은 망치가 아니라 송곳으로 깨뜨리는 법. 힘이 분산되면 망치, 집중되면 송곳이다. 단단한 기득권도 예리한 송곳에 산산조각 난다. ‘검찰내전’이 점입가경이다. ‘낭중지추(囊中之秋)’면, ‘정문일추(頂門一錐)’할 일이다.◀ <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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