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쏠림이 여전할 전망이다.
9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지난 7일까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내달 24일 정기 주총을 열겠다고 밝힌 기업은 총 238개사(유가증권시장 24개사·코스닥시장 214개사)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전체 12월 결산 법인 2010개사의 11.84%에 달한다. 이어 3월 25일(87개사), 23일(79개사) 순이었다.
24일 주총을 여는 주요 기업으로는 쌍용자동차, 현대상선, LS산전 등이 있다. SK, 한화, 카카오, 포스코 등은 25일 주총을 열 예정이다. 23일에는 현대미포조선과 한화생명, 한솔제지의 주총이 예고돼있다.
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는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통상 주총이 많이 몰리는 시기를 '주총 집중 예상일'로 정해 가급적 이날을 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상장사협의회가 정한 집중 예상일은 내달 13·20·26·27일이다. 코스닥협회는 20·25·26·27·30일을 집중 예상일로 정했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주총 예정일은 25일(78개사)에 몰리는 양상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24일(214개사)에 주총일이 몰리고 있다. 물론 주총 집중 예정일을 피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두 단체가 집중 예정일로 지정한 26일, 27일 주총을 열겠다는 기업은 각각 20개사, 56개사였다. 주주총회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들은 주총 집중 예상일에 주총을 열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일까지 두 단체에 '주주총회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총 591개사(코스피 196개사·코스닥 395개사)다. 양 협회는 오는 14일까지 추가로 프로그램 참여 신청을 받아 개최일 분산을 유도할 방침이다.
주총일이 내달 하순에 몰리는 데는 개정된 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례로 넥센타이어는 올해 20년간 유지해온 '1호 주총'의 타이틀을 타사에 내주게 됐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월 중순께 주총을 열었던 넥센타이어는 올해 회계 감사 업무가 늦어지면서 아직 주총 일정을 잡지 못했다. 사실상 2월 개최는 어려운 상황이다. 개정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상장 법인의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인증 수준은 기존 '검토'에서 '감사'로 상향됐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기업에 작년 1월부터 적용됐으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중견기업은 올 1월부터 적용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개정된 상법 시행령에 따라 이사나 감사 후보자의 체납 사실, 법령상 결격 사유 등 정보 공개 범위도 늘어나면서 주총을 위한 준비 업무 자체가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부터는 사외이사 임기가 6년으로 제한되며 대폭 교체가 예상된다.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 중 올해 2∼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총 361개 기업의 591명이다. 이 중 161개 기업 사외이사 208명(35.19%)은 임기 제한 때문에 재선임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 이상은 교체가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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