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에도 식품 시장은 별다른 가격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상당수 농식품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6일 기준 청상추는 평년보다 65.3%, 시금치 53.2%, 깐마늘 40.3%, 대파 38.6%, 무는 34.5% 낮은 가격에 거래 중이다. 청양고추도 17.3%, 애호박 14.3%, 건고추 13.8%, 양파 10.6%, 파프리카 10.0%, 딸기는 6.3% 각각 떨어졌다. 하락폭이 큰 몇몇 농산물은 수급 조절 매뉴얼 상 '주의·경계' 단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수입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국내산 농식품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다.
농식품부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음식점 등 전체적인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외식을 꺼리는 사람이 늘면서 요식업계 당일 배송 식자재 수요가 큰 폭으로 떨어져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배추·당근·양배추 등 일부 품목은 예년보다 25~45%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지만 이는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라기보다는 날씨 영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음식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중국산 김치는 수요가 꾸준해 품귀 현상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봤다.
반면 고급 수산물인 러시아산 킹크랩 가격은 폭락했다. 중국 우한시에 있는 화난수산시장이 문을 닫는 등 현지 수요가 급감하면서 킹크랩 물량이 대거 한국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 자료를 보면 7일 기준 킹크랩(블루·A급·대 기준) 가격은 1㎏당 4만9000원이다. 평년(7만~8만원)보다 최대 40% 가까이 내려간 셈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6일 기준 돼지고기 1㎏ 도매가격도 2972원으로 평년 4129원보다 28%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경기 북부를 강타한 아프라키돼지열병(ASF)으로 가격이 급락한 데 이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수요가 감소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평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국내산 농산물은 가을 태풍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지난달부터 이미 가격이 오른 품목들"이라면서 "중국산 김치는 수요가 높아 사태가 길어지면 큰 가격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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