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감염의 진실을 알리려다 '괴담' 유포자로 당국의 처벌까지 받았던 그를 중국인들은 '영웅'으로 떠받들며 추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면(겨울잠)'이라는 제목으로 리원량을 위한 추모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영상을 웨이보에 올린 이도 있다. 이밖에 중국 베이징의 퉁후이허(通惠河)의 흰눈이 덮인 강변에는 '리원량을 보내며(送別李文亮)'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동이 트지 않았지만 나는 갑니다"라는 말로 시작된 글에는 "온힘을 다했지만 등불을 켜지는 못했습니다", "전 세계가 지금의 안녕을 계속 믿게 하려고 나는 단지 마개 닫힌 병처럼 입을 다물었습니다", "네 묘지명은 한 마디로 충분합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해 말을 했습니다'" 등등의 문구가 누리꾼들의 마음을 적셨다. 하지만 중국 현지매체인 양자만보(揚子晩報) 확인 결과 이 글은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뜨거운 추모 열기 속에 온라인에는 리원량의 부인을 사칭해 도움을 요청하는 글도 퍼졌다. 이에 그의 부인은 결국 SNS 위챗을 통해 "어떠한 개인 기부도 받지 않는다"면서 "인터넷 상에 퍼진 내가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는 모두 '가짜뉴스'"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한 소재 병원 의사였던 리원량은 지난해 말 자신의 환자들 중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사실을 대학 동창들의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중국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후 그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중국 공안당국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훈계서에 서명해야 했다. 하지만 결국 며칠 후 리원량도 신종 코로나 증상을 보이며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7일 34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영상출처=유튜브 Pear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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