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현대차는 미국 연방정부 부처인 에너지부(DOE)와 수소,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혁신에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미국의 에너지 관련 정책과 미래 에너지 연구개발 등을 담당한다. 현대차는 미국 에너지부에 넥쏘 5대를 실증용으로 제공하고, 워싱턴 DC 지역에 수소충전소 구축을 지원해 수소전기차 인프라 확대에 나선다.
◆정의선 "지속가능한 미래 위해 수소 반드시 필요"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마크 메네제스 에너지부 차관과 만나 수소경제 사회의 필요성과 비전, 방향성을 비롯해 미국 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와 대중화를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어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은 수소연료전지 기술 대중화에 적극적이며 미 에너지부가 수소의 미래 잠재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이번 협력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미국 에너지부와 함께 수소사회가 조기에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네제스 차관은 "미 행정부는 미국의 수송분야에서의 다양한 수요 충족과 과제 해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 산업계와의 협력이 필수다. 수소연료전지와 수소 기술의 발전은 물론 미국의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미래를 위해 현대차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메네제스 차관은 정 부회장을 태우고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직접 운전하고 난 후 넥쏘의 우수한 성능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 상징 워싱턴 DC 수소 깃발··· 현대차가 꽂는다
특히 현대차가 미국 워싱턴 DC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기로 한 것은 워싱턴 DC 지역의 '상징성'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는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시내 중심부에, 국내에서는 세계 최초로 국회의사당 경내에 수소충전소를 운용 중이다. 수소충전소의 위치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상징한다. 미국의 주요기관들이 즐비한 안방을 현대차에 내줬다는 것은 그야말로 현대차의 기술력과 안전성이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이번 MOU를 계기로 수소경제 사회 구현을 한층 가속화할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2000년대 초부터 수소 및 연료전지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현대차와는 2004년부터 손잡았다. 수소전기차 조기 상용화를 위해 2004~2009년 진행된 '수소전기차 시범운행 및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1세대 투싼과 2세대 스포티지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전기차 33대를 투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섭씨 35~40도를 넘나드는 고온과 5~7% 경사의 산악 지형 등 미국의 가혹한 환경과 도로조건에서의 운행을 통해 주행성능과 연비, 내구성 등을 시험하며 수소전기차 상용화에 속도를 냈다.
이번 협업으로 넥쏘도 혹독한 환경에 노출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내구성과 연료효율, 성능 등의 상세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해 넥쏘 상품성 강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