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무단변경' 우리銀, 300여명 가담… 늑장신고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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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0-02-1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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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1~8월 전국 200개 지점 313명 일탈행위

  • 금감원에 사전보고?… "조사착수 후 보고한 셈"

자료사진. [사진=우리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우리은행의 '고객계좌 무단 변경' 논란의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사건에 가담한 직원 수가 300여명이 넘고 "금융당국에 사전 보고했다"는 은행측 해명도 거짓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우리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직원들은 2018년 1~8월 스마트뱅킹 비활성화 고객 계좌의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해 적발됐다.

서울, 경기는 물론 부산, 대구, 울산, 군산, 여수 등 전국 200개 지점에서 313명이 가담한 조직적 일탈행위라는 지적이다. 이들 직원은 고객이 신규 계좌 가입 때 받은 임시 비밀번호를 사용자 비밀번호로 등록하지 않고 1년 이상 지나면 비활성화 고객으로 분류되는 사실을 악용했다. 무단 변경 건수는 3만9463건에 달한다.

해당 계좌를 활성화하면 신규고객 유치 실적으로 잡히기 때문에 직원들의 무더기 가담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본인이 소속된 영업점 내 공용 태블릿 PC를 이용해 비번을 무단으로 바꾼 걸로 조사됐다.

애초 우리은행은 사건이 불거진 2018년 7월 자체 감사를 통해 직원들의 일탈을 적발했고 금감원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종석 의원실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면서 우리은행은 당시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하고서야 자체 적발한 것을 보고하는 이른바 "후(後)보고를 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그해 10월 은행 경영실태 평가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금감원의 자료 요청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은행이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직적으로 은폐를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금전적 피해는 없었지만 현재 고객들에게 관련 사실 등에 대한 통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다음달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기관 또는 경영진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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