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31일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1년 전보다 하루 11%꼴로 줄어든 데 이어 2월에는 감소세가 더 확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 중 중국인은 34.5%에 달했다. 우리 국민도 코로나19 불안과 공포로 밖을 돌아다니지 않는다. 당연히 소비도 하지 않는다.
관광객과 내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과 남대문시장 매출은 80%, 광장시장 매출은 50∼70% 줄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달 초 소상공인 10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9%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작년보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자가 44%나 됐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에서도 외식업체의 85.7%가 이번 사태로 고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정부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이 5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8명의 희생자가 있었던 메르스 사태와 이번을 비교하면 지나친 공포와 불안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거나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등 비대면 소비는 늘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설 연휴 직후 일주일(1월 28일∼2월 3일)간 오프라인 결제액은 9조530억원으로, 작년 설 연휴 직후 일주일(2월 7∼13일) 8조2840억원보다 9.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온라인 결제액은 같은 기간 1조7367억원에서 2조5087억원으로 무려 44.5%나 증가했다. 보통 설 연휴 직후엔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큰 격차가 발생한 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온라인 매출 증가가 오프라인 매출 부진을 메우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정상적인 소비 나서달라" 호소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정부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나서달라"는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남대문 시장을 찾아 "국민이 하루빨리 과도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일상 활동, 특히 경제 활동·소비 활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라며 "빨리 활발하게 소비 활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세균 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역시 정상적인 소비 활동을 거듭 강조했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우려로 지역 축제나 시험 등 집단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했다.
서울시도 위축된 관광시장을 살리기 위해 선제적으로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관광 수요 확대를 위해 한류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1단계로, 2∼3월 관광업계에 특별 융자, 공공 일자리, 보험 가입 등 재정 지원을 한다. 올해 말까지 전시, 국제회의 등을 취소하지 않고 연기하면 기존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해외 매체를 통해 서울 관광의 안전성도 홍보할 예정이다. 2단계로, 3∼6월에는 영화 '기생충' 투어 코스를 개발하고 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관광 수요 확대에 나선다. 이후 한류 마케팅과 함께 관광시장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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