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증권맨' vs 한국 '경제학자'
경제는 총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잘 먹고 잘살게’라는 단순 명제는 항상 정치권의 최대 화두다. 아울러 경제를 둘러싼 프레임 설정은 선거를 치르는 각 당의 최대 고심거리다. 특히 선거에 이르면 집권당은 경제 관련 치적 홍보에 주력하고, 야당은 ‘경제 심판론’으로 응수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경제전문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20명의 영입인재 가운데 4명을 경제전문가로 포진했다.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연구원,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이다.
한국당은 1차 인재영입에서 ‘경제 전문가’를 발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플랜트 EPC BG 부사장 등이다. 한국당은 윤 교수, 김 교수 등 ‘경제학자’ 출신을 전진배치 시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안보 인사’ 영입도 각 당의 인재영입에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각 당의 안보 인재 영입의 목적성은 다르다. 민주당의 경우 안보 인재 영입을 통해 이른바 ‘산토끼’인 중도층을 잡는다는 개념인 반면, 한국당은 ‘집토끼’인 보수층을 결집시킨다는 의도를 갖는다.
민주당의 국방·안보 인재로 꼽히는 인물은 김병주 전 육군대장, 최기일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등이다. 김 전 대장은 문재인 정부 첫 대장 승진자다. 미사일사령관 출신 첫 4성 장군으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재직 당시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과 호형호제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기일 교수는 ‘방위산업 전문가’로 건국대학교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방위사업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선진국 방위산업 정책과 제도를 바탕으로 방산비리 근절과 방위사업 혁신체계 등을 연구해 왔다.
한국당의 안보 인재로는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대사관 공사, 신범철 전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 ‘탈북 인권 운동가’ 지성호씨 등이 꼽힌다. 한국당은 ‘탈북 인사’에 방점이 찍혀 있다. 탈북 인사들을 통해 북한 정권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한편, 대북 유화책을 펴는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효과를 노린다.
실제 태영호 전 공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롭지 못한 평화는 북한 비핵화를 머리에 이고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유지하는 평화”라며 “정의로운 평화는 우리가 주동적으로 지켜나가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율사(법률가)는 인재영입의 ‘단골손님’이다. 이번 4·15 총선을 겨냥한 여야의 인재영입전 에서도 율사 출신은 대거 등용됐다. 율사는 법원, 검찰 등에서 일생동안 법을 다뤄온 사람들이다. 국회는 율사 출신이 본인의 전문성을 가장 꽃피울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실제 국회의원을 단순 직업적 측면으로 볼 때 ‘법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19명 영입인재 중 율사 출신은 모두 6명이다. 이탄희·이수진·최기상 변호사는 모두 전직 판사 출신이다. 소병철 변호사는 전직 고검장 출신으로 ‘전관예우’를 거부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이소영 변호사는 김앤장 출신의 환경 관련 법률 전문가다. 그는 문재인 정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간사, 녹색성장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홍정민 변호사는 법률서비스 스타트업인 ‘로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한국당은 ‘의사 출신 검사’로 유명한 송한섭 전 검사를 영입했다. 송 전 검사는 “저뿐 아니라 모든 젊은 검사들이 무너진 공정과 정의, 법치주의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고 분노하고 있다”면서 “제가 가진 소신을 가장 잘 실현할 정당이 한국당이라 생각했다”며 입당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당은 이른바 러키세븐으로 불리는 ‘여성변호사 7인’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전주혜·정선미·김복단·유정화·홍지혜·오승연·박소혜·변호사 등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들을 영입하면서 “인재영입 키워드는 여성과 정치, 법치, 그리고 생활정치”라며 “여성 친화정당 면모가 더 강해지리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