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 폴 헌터 의약대 교수는 이 전염병을 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총재가 최근 밝혔듯이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좁아지고 있다"면서 "지난 24시간 새에 전염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임계점에 한층 가까워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헌터 교수는 "전염병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주말 새 다른 나라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게 극도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대학 로빈 톰슨 연구원은 지난 21~22일 이탈리아의 확진자가 두 배가 됐다면서 "코로나19 창궐에 중요한 시점"으로 "인적 접촉을 통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위험 지역을 신속히 격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전염이 가속하면서 확진자가 157명을 찍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 북부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 11개 마을 주민 5만3000여 명에 이동 제한을 내리는 조치에 나섰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제 격리와 폐쇄로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염병 발원지인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이들 가운데에서 확진자가 이미 속출하는 상황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푸치 소장은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를 통해 "여러 나라에서 광범위한 전염이 나타나면 다른 나라로 번지는 건 불가피하다"면서 "전 세계 국경을 다 폐쇄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경고했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 연구정책소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 역시 "이 바이러스를 잡겠다고 세계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답이 아닌 것 같다. 그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봤다. 각국 당국자들은 이제 대유행에 대비하는 새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학 글로벌보건법 교수도 "코로나19 대유행의 전환점에 와있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가 사실상 모든 대륙에 있는 각국에 영향을 미치는 대유행이 되리라는 가정 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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