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사태 진정 후 경제 회복할 것"

민간소비 성장률 '상반기 0.8%P↓·하반기 0.4%P↑'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류선우 기자]

[데일리동방]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부진을 고려해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올해 수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0%를 유지했다. 2021년도 성장률(2.4%)과 소비자물가(1.3%)도 지난 11월 전망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경세성장률 하향 조정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고 3월 중 정점을 이룬 뒤 진정된다는 전제를 두고 전망한 것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고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감염 사태가 진정된 이후 민간소비와 수출도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성장 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19 충격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민간소비 역시 확산이 진정된 후 하반기에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민간소비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한 2.1%대비 0.2%포인트 낮춘 1.9%로 전망했다. 이 중 상반기 성장률은 1.9%에서 1.1%로 대폭 내린 반면 하반기 성장률은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되겠으나 확산이 진정된 이후에는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발목이 잡혔던 소비가 반등하는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가 나타날 것으로 본 것이다.

설비투자 성장률은 4.9%에서 4.7%로 하향 조정했으며, 건설투자 성장률은 -2.3%에서 -2.2%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하락하는 등 내수가 위축됐다. 이번 달 전 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2.2%에서 1.9%로 조정했다. 현재 국내 수출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1일 평균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이상 줄었다. 특히 대 중국 수출이 감소세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6%를 밑돌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수출에도 부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IMF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추정치를 5.6%로 하향했다. 지난달 전망한 6.0%보다 0.4%포인트 낮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의 향후 전개 양상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성장흐름의 불확실성 요인 중 긍정적인 사안으로는 △정부의 확장적 경기대응정책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에 따른 글로벌 보호무역기조 완화를 꼽았다. 경기 흐름을 더욱더 어둡게 할 리스크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을 지목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