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株 레몬, 고평가 논란…상장 이틀만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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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다희 기자
입력 2020-03-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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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가치 산정 근거자료는 공신력 논란에 휩싸여

김효규 레몬 대표이사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자료=레몬 제공]

[데일리동방] 톱텍 자회사인 '레몬'이 코스닥시장 상장 2거래일 만에 급락에 변동성완화(VI)가 발동됐다.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흥행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기업가치 산정 때 활용한 자료는 공신력을 의심받으며 고평가 논란에도 휩싸였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레몬은 전일(28일) 대비 14.52% 하락한 8890원에 장을 마감했다.

레몬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재조명받은 기업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나노사업과 차폐막(EMI)으로 구분된다. 레몬은 나노멤브레인 소재를 개발해 방역마스크·생리대 등 위생용품 제조에 활용하고 있다. 나노소재 전자파(EMI) 차폐·방열부품은 삼성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5세대(5G) 스마트폰에 납품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레몬은 기업공개(IPO) 준비 당시 기업가치가 3551억원으로 높게 평가됐다. 덕분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경쟁률 426대 1을 기록하며, 희망공모가밴드(6200~7200원)는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후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800대 1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레몬은 상장 첫날인 지난 28일 공모가 7200원보다 19.72% 높은 862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1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코스닥 입성 이틀 만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기업가치 평가에서 공신력 없는 데이터를 활용해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몬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보통 기업가치는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한다. 3551억원이라는 기업가치는 레몬이 앞으로 3년간 순이익을 낼 거란 가정으로 추정이익을 산출하고, 여기에 20% 할인율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레몬은 지난해까지 수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고평가를 받은 것은 나노멤브레인 소재를 연구·개발(R&D) 단계가 아닌 양산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4월 진출한 여성용품사업 미래 실적 등도 근거로 활용했다.

레몬이 제시한 생리대 향후 실적은 시장점유율 4~7%로 국내 3~4위에 이른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 통계자료다. 언론보도 등을 인용한 유사한 순위 통계자료도 공시에 포함됐다. 그러나 생리대와 방역마스크 전체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8.2%와 0.2%에 불과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밸류(기업가치) 산정에 활용된 근거들이 공신력 있는 데이터가 아니여서 다소 고평가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모가 높은 종목은 상장 뒤 주가 하락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밴드 기준으로 공모가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공모가격이 고평가되서다"라고 말했다.

레몬은 '소재·부품·장비 코스닥시장 특례상장(소부장 패스트트랙)'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 제도는 소부장 기업이 1개 평가기관에서 기술성 평가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 자격을 준다. 레몬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NICE평가정보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앞서 소부장 패스트트랙 1호 상장사인 메탈라이프는 밴드 최상단 공모가(1만3000원)를 받으면서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그러나 이날 종가는 1만9150원으로 시초가 2만6000원 대비 26% 가까이 꼬꾸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평가 기준을 완화한 소부장 패스트트랙은 IPO를 노리는 소부장 기업에 큰 매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상장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는데, 고평가 부분이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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