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LG家 구지은, ‘남매갈등’에 신세계 맞손···아워홈과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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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20-03-1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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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지은 캘리스코, 신세계푸드와 식자재 공급 업무 협약 체결

  • 외식부터 가정간편식까지, 오빠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 경쟁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신세계푸드 본사에서 차기팔 캘리스코 C&D 본부장(왼쪽), 김태권 신세계푸드 식재유통총괄 수석(오른쪽)이 ‘식자재 공급 및 제품 개발 업무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캘리스코 제공]



식자재 공급과 관련해 아워홈에 법적 대응을 해온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가 새로운 공급처를 찾았다. 이로써 아워홈 오너일가 남매 간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서로의 사업영역이 겹쳐 가정간편식(HMR) 등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종합식품기업 캘리스코는 9일 신세계푸드와 식자재 공급 및 제품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캘리스코는 프리미엄 돈가스 브랜드 ‘사보텐’을 비롯해 ‘히바린’, ‘타코벨’, ‘반주’ 등 운영 중인 외식 매장 80여 곳에 연간 200여억 원 규모의 식자재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신세계푸드와 캘리스코는 카레·미소(일본식 된장)·소불고기·드레싱·전처리 채소 등 전용 식재료 공동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식자재 공급이 안정되면서 캘리스코는 가정간편식 제품 개발에도 한층 집중할 계획이다.

구지은(53) 캘리스코 대표는 구자학(90) 아워홈 회장 슬하 1남3녀 가운데 막내딸이다. 구본성(63) 아워홈 부회장이 장남이다.

캘리스코는 2009년 아워홈에서 물적분할했고, 2016년부터 구지은 대표가 본격적으로 맡아 운영했다. 구 대표와 구본성 부회장은 식자재 납품 문제를 두고 지난해 10월부터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구 부회장은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하고,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와 구매 용역, 가공위탁 용역 등도 12월 31일자로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캘리스코는 법원에 ‘공급 중단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아워홈에 올 4월까지 공급을 유지하라고 판결했다. 계약 종료를 앞두고 캘리스코가 새 공급처를 찾아, 분쟁이 일단락됐다.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시흥점에 있는 사보텐 매장 내부 전경.[사진=사보텐 페이스북 제공]


다만 이번 식자재공급 건과 별개로 남매 간 분쟁의 불씨는 남아있다.

구 대표는 아워홈에서 10년간 일하며, 회사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성과를 거뒀다. 원로 경영진과의 갈등, 장자승계 원칙 등 여러 이유로 2016년 구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내주고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경영권 행사를 위해 2017년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아워홈 지분 20.67%를 갖고 있다. 구미현(19.28%)과 구명진(19.6%) 두 언니들이 구지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아워홈 최대주주 구 부회장의 지분 38.56%를 넘는다.

아워홈은 캘리스코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구 대표의 캘리스코와 구 부회장이 이끄는 아워홈은 경쟁이 불가피하다. 가정간편식, 고속도로 휴게음식점, 외식 등이 전부 겹치기 때문이다.

캘리스코 측은 “국내 대표 식자재 유통기업인 신세계푸드와의 업무 체결은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처 확보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및 신사업 확장 등 여러 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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