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 발동된 날 ‘특별 점검회의’ 소집한 文 대통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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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0-03-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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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조짐…경제 타격에 취임 후 첫 회의 개최

  • “메르스·사스와 비교 안 되는 비상경제시국…전례 없는 일 해야”

  • ‘독립기관’ 이주열 한은 총재 참석 눈길…금리 인하 시그널 해석

  • 추경 놓고 與 공격 받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재신임 ‘교통정리’도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지금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함께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과거 사례와 비교는 할 수 있으나 그때와는 양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 없는 일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회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충격이 오자, 긴급 소집됐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특별 점검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같은 날 매매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이른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01년 9월 이후 18년 6개월 만이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중단된 것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이번이 열두 번째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의 참석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가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결정권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이 총재의 회의 참석을 놓고 정부가 금리 인하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일을 어떻게든 국민의 편에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의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임시 금통위 필요성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개최 여부가 최종 결정되면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도 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하는 긴급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에 필요한 정책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건강확인서를 소지한 우리 기업인들에게는 (입국제한 조치국에서도) 예외적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표준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국제기구 등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도 한국에 대해 입국제한 조처를 하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 확인서를 소지한 기업인의 경우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외교채널로 협의해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추경 증액을 놓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홍 부총리를 격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지금까지도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해 달라”고 당부했고, 홍 부총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홍 부총리를 향해 ‘해임 건의’를 언급한 가운데 대통령이 사실상 재신임 의지를 밝히며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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