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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라남도 온라인몰 '남도장터' 농수축산물 행사, 경상남도 e경남몰 소비촉진 홍보 게시물[사진=전라남도 온라인몰, 경상남도 인스타그램]
소비자와 유통업계, 지자체가 코로나19로 시름이 깊은 농·어민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통상 3월은 가격이 하락한 월동채소류 등을 소비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해 농·수산물 가릴 것 없이 적체물량이 많아서다.
16일 전국 각지에서 특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14~15일 이틀간 호미곶 해맞이 광장 일원과 구룡포해수욕장 입구에서 강도다리 활어회 소비촉진 행사를 열었다. 관광객이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식당을 찾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잇따르자, 이동식 판매점(드라이브 스루)을 통해 싱싱한 횟감을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과 해양수산부는 온라인몰인 ‘수협쇼핑’을 양식수산물 소비촉진 행사를 벌이고 있다. 산지가격이 하락한 완도 전복과 통영 멍게가 주요 품목이다.
수산물 정보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은 지난 13일부터 전남 완도 양식장 전복 긴급처분 행사를 시작했다.
전복 14마리 1㎏짜리를 기존 4만2900원에서 1만원 내린 3만2900원에 판매한다.
인어교주해적단은 “코로나19로 수산시장뿐 아니라 대형마트까지 손님 발길이 끊겼다. 완도 산지 양식장에서도 마트에서 주로 팔리는 10~14미 전복이 남아돌고 있다”며 “물량 소진을 위해 활(活)전복을 완도 산지에서 긴급 처분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온·오프라인 수산물 소비촉진 행사, 공중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간접광고를 병행할 수 있도록 2020년 예산 일부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우럭·넙치 등 양식수산물에 대한 공중파·SNS 간접광고(PPL)는 물론 전자상거래 진출과 관련한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도 “오프라인 소비 비중이 높은 양식수산물 중심으로 판매 감소가 우려되고 있어 주요 양식 수산물 대상으로 소비 촉진을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감자 최대 산지 강원도도 파격 행사로 화제를 모았다.
강원도 감자는 지난해 재배면적 증가와 기상 호조로 평년보다 21% 늘어난 13만8000톤(t)이 생산됐다.
도매시장 출하와 군납·학교급식, 특판 등으로 감자 소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감자 재고량은 약 1만1000t에 달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11일부터 직접 SNS를 통한 판촉에 나섰다. 10㎏짜리 1상자당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주문이 폭주했다. 하루 한정판매량인 8000상자가 2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강원도는 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택배비와 포장재비, 카드 수수료를 전액 도비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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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한돈[사진=도드람 제공]
축산업계도 온라인몰을 활성화를 통해 농가를 돕는다. 돼지고기 주요 판매처인 마트와 음식점의 방문객이 줄면서 축산농가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공식 온라인몰 ‘한돈몰’을 통해 이달 31일까지 삼겹살데이 특가 기획전을 벌인다. 매일 선착순으로 한돈 삼겹살을 반값에 판매한다.
한돈 브랜드 도드람은 자체 온라인몰 ‘도드람몰’을 통한 소비자 유치에 나섰다.
육류 등의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직접 구매가 일반적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드람은 ‘15-2-5 콜드체인’ 시스템이 강점이다.
15도 이하 급랭 터널을 통해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고, 2도 이하 무인창고에서 가공한 후 특수 냉장 차량으로 배송한다. 온도 유지를 위해 배송 차량마다 타코메타(운행시간, 속도자동기록 장치)를 장착했다. 소비자에게 택배로 발송할 때는 아이스팩, 마트에서는 냉장 관리로 5도를 유지한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직접 키운 돼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까지 최소 4일이면 충분하다고 도드람은 설명했다.
도드람 관계자는 “다양한 할인 행사와 특수부위 등 소비자가 원하는 돼지고기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농가로부터 식재료를 수급하는 외식업계도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방문객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온라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배달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이달 한 달간 매주 화요일 배달의민족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3000원 할인을 제공한다.
뚜레쥬르는 지난 2월 배달 서비스 매출이 전월 대비 6배 이상 급증했다. 배달 서비스를 개시한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주문, 결제, 수령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매우 높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서비스 채널이나 배달 전용 제품 등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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