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사람은 뇌물이라는데 받은 사람은 '아니다'…이동호 전 군사법원장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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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3-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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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납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이 법정에서 뇌물 혐의를 부인했다. 돈은 받았지만 대가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전 군사법원장에게 돈을 건낸  군납업자 정씨는 뇌물을 인정한 상태여서 공방이 예상된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M사의 부사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 측은 A씨에게 납품하는 물건에 대해 군 측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을 때 M사측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등을 질문했다.

A씨는 “법무질의를 통해 해결 할 수 있었다”며 “군납의 경우 군대에서 정한 그대로 따라야한다한다고 생각했는데 해결돼서 놀랐다”고 답변했다.

앞서 M사는 납품하는 ‘돈가스의 등심함유량이 기준치 미만이라는 판단과 납품이 늦었다’는 등의 판단을 군으로부터 받고 법무질의를 통해 처분취소 등을 받았다.

법무질의는 법률업무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받는 것으로 검찰은 이 전 법원장이 법무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M사에 유리한 법무질의 답변서를 쓰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재판장은 해당 법무질의 답변서를 보며 “너무 간단하고 소극적으로 보인다”며 이 전 법원장에게 법무감실에 답변서에 대한 지침이 따로 없는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법원장은 “내용은 처음 본 것”이라며 “부대마다 지침은 다를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전 법원장은 군부대에 불고기 패티 등을 납품하는 M사 대표로 정씨로부터 수년간 1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됐다.

이 전 법원장의 변호인은 이전 재판에서 “뇌물 혐의에 관해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금품수수가 아니다”라며 “돈을 차용했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법원장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정씨는 전날 열린 첫 재판에서 “이 전 법원장 등에게 뇌물을 준 것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라며 혐의를 인정했다.

피고인 간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뇌물의 특성상 대가성 등은 진술로 판단해야 경우가 많은데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만으로도 증거가 될 수 있다”며 “뇌물을 줬다는 진술과 이체내역 등 정황 증거 등을 종합해 죄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뇌물을 준 사람의 경우는 형량을 줄이기 위해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고, 받은 사람의 경우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는 이 전 법원장에게 불리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장훈 변호사(법무법인 태신)는 “(돈을) 안 받았다고 주장하는게 아니라 뇌물을 받은게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돈을 받은 이유를 알아야한다”며 “입증은 (양측의) 증인신문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5년 군 법무관으로 임관한 이 전 법원장은 2018년 1월 준장으로 승진해 육군본부 법무실장에 임명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취임했지만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지난해 11월 파면됐다.
 

이 전 법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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