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중금리대출과 개인 간 직접금융을 취지로 도입된 P2P금융에 부동산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부동산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대출에 대한 연체율도 큰 폭으로 증가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3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전체 P2P대출 가운데 PF대출 등 부동산대출 비중이 60~70%인 반면 신용대출 비중은 2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P2P 전체 대출잔액 중 부동산 관련 대출잔액 비중은 2016년 9월 58.3%, 2016년 12월 65.5% , 2018년 2월 66%로 점점 증가했다.
당국은 당초 중금리대출, 개인 간 직접금융 등을 P2P금융의 취지로 설명하면서 P2P 활성화를 장려했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부동산대출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관련 P2P 대출은 P2P 도입 초기부터 급격하게 성장해 왔다. P2P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P2P 대출 도입 초기였던 2016년 10월 부동산 담보대출과 PF를 취급하는 업체는 14곳으로 회원사 29곳 중 48%에 달했다. 부동산대출 잔액 또한 1440억원으로 총대출잔액 2340억원의 62%에 달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잔액은 428억원으로 총대출의 18%에 그쳤다.
문제는 부동산 대출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P2P업체들의 연체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P2P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30일 부동산 대출상품만 취급하는 16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20.9%로 나머지 28개사 평균 연체율 7.3%에 비해 2.9배 높았다.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보다 불확실성이 높은 부동산PF 대출의 연체·부실률이 높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7년 부동산PF 비중이 50% 이상인 업체의 부실률은 2017년 1.69%로 여타 업체 0.46%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2018년에도 PF대출의 연체율은 5.0%, 부실률은 12.3%로 P2P대출의 평균 연체율 2.8%, 부실률 6.4%보다 약 2배 높았다.
당국은 2016년부터 꾸준히 해당 내용을 지적해 왔다. 부동산 P2P 대출상품이 안전하고 수익률도 높은 투자상품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라는 점과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이라는 점을 밝혀 왔다.
그러나 당국이 P2P업체의 부동산 대출 총량 조정 등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8월 27일 P2P금융법(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을 위한 신규칙 제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P2P는 투자자와 차입자를 연계해 주는 대출 중개업이기 때문에 법 제정 이후에도 부동산 대출자산 비중 규제에 나서긴 힘들다고 당국은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몇 년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오면서 P2P 부동산 투자 위험 업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공시나 위험성 등의 고지 의무를 강화해 시장 참여자들이 신중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PF는 경제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부동산 대출이 많은 업체들의 경우 연말까지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어 비중을 조정하고 리스크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