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껑충' 소부장 '휘청'··· 코스닥 시총 순위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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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3-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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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흔들리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자리도 대거 바뀌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씨젠이 3위로 치고 올라오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한동안 강세를 보이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상위권에서 사라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최근 한달 새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10개사 중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펄어비스와 스튜디오드래곤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들의 순위가 바뀌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9조5005억원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진단시약 개발·생산 업체인 씨젠의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초 8119억원이던 시총이 3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한달 새 코스닥 시총 순위도 31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3만원 초반에 머물던 씨젠 주가는 최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 상승률은 무려 213.70%에 달한다. 3월 들어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진단키트의 수요가 전 세계에서 폭증한 결과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씨젠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을 긴급하게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 정부에 진단키트 수입을 문의한 국가는 47개국에 이른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많은 기업이 (진단키트) 허가를 신청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받으려면 제품 사용 실적과 현지 고객사를 보유한 업체가 유리하다"며 "이런 점에서 가장 유리한 업체가 씨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기업들의 주가 급등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당화되기 힘들다"며 "단순 추격매수는 위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기업들도 시총 상위권에 대거 진입했다. '셀트리온 삼형제' 막내인 셀트리온제약은 시총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전날 시총 7위로 상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등한 결과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 23일 서 회장의 발표 전후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68.04% 올랐다.

이날도 셀트리온제약은 6.80%가량 상승하며 시총이 연초 1조3533억원에서 2조1956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외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긴급임상승인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한 코미팜도 이날 시총 9위에 올라섰다.

반면 지난해 연말부터 주목받던 소부장 기업들은 시총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며 공급 계약이 미뤄지거나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며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탓이다.

케이엠더블유는 한달 사이 시총이 17.58%가량 줄면서 순위가 6위에서 8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시총순위 7위였던 에코프로비엠은 14위, 9위였던 원익IPS는 15위로 나란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두 회사 시총은 각각 29%, 28% 감소했다. 시총 10위에 홀로 남아 소부장 기업 중 유일하게 체면치레를 했던 SK머티리얼즈도 이날 12위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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