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팔까, 말까"···고심하는 中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미국 국채 2위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심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무제한 양적 완화로 미국 국채 금리가 추락하면서다. 이번 주 미국 1개월물, 3개월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이는 중국이 보유한 달러화 자산 안전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1000억 달러로, 일본에 이은 2위다.
◆ '디지털 위안화'로 달러에 도전장?
중국으로선 코로나19 쇼크로 기축통화 달러 패권을 다시 깨닫게 된 셈이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더 주력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중국은 최근 전 세계 디지털 화폐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디지털화폐 개발에서 한 걸음 더 진전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이 알리바바 등 민간기업과 디지털화폐 기본 기능 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디지털화폐 유통을 위한 관련 법규도 마련 중이라는 것.
인민은행이 이처럼 서두르는 건 코로나19 쇼크를 계기로 각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중국은 디지털화폐 출시가 달러 영향력을 줄이고 위안화 국제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이 편리한 디지털 화폐를 외국인들이 널리 사용하면 그만큼 위안화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사실 인민은행은 이미 전 세계 중앙은행 중 디지털화폐 방면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해 2017년 5월 디지털 화폐연구소를 세우는 등 자체적인 디지털 화폐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일각에선 중국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불붙은 유가전쟁을 계기로 위안화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국제 유가시장에서 발언권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 거래 때 달러 대신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오일 달러'로 대표되는 국제 원유시장 결제 단위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최근 수년간 중국은 석유 결제 통화와 관련해 사우디에 압력을 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경제 영토' 확장 노력에도···요원한 '기축통화'의 길
사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달러 의존도를 줄이며 ‘위안화 국제화’에 시동을 걸어왔다.
특히 외화보유고 다원화 정책에 박차를 가해왔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중국의 3조1000억 달러 외환보유고의 약 58%를 달러화로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10년 전 79%에서 20% 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이다.
동시에 신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하며 전 세계로 경제 영토를 넓혀왔다. 모두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하지만 달러에 대적하기엔 한참 멀었다. 현재 중국 경제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하지만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1월 기준 위안화의 국제결제비중은 1.65%에 불과, 달러의 40%에 크게 못 미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