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술을 주문하는 '스마트오더'가 허용된다. 기존 커피 프렌차이즈에서 시행 중인 '사이렌오더'와 같은 방식이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두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술을 가져갈 수 있게 되면서 사실상 모든 주류에 대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진다. 업계는 스마트오더 시행을 계기로 온라인 주류 판매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류 온라인 판매처 편의점·대형마트로 확대
1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스마트오더를 이용한 주류 판매를 허용하는 '주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스마트오더 판매자로 허용되는 대상은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주류 소매업자'다. 다만 주류 배달 판매는 현재처럼 엄격하게 금지한다. 개정안은 오는 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그동안 주류는 국민건강과 청소년 악용 우려 등을 이유로 얼굴을 직접 보고 파는 대면 판매를 원칙으로 해왔다. 통신판매 역시 관할 세무서장 사전승인을 받은 전통주나 음식점에서 음식과 함께 소량 배달할 때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국세청은 스마트오더 방식을 통해 판매 주종과 판매처를 확대하는 대신 미성년자 인증은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최초 주문·결제 때 1차 성인인증을 거치고, 술을 받아 가면서 2차 인증을 해야 한다.
◆유통업계 매출 상승 기대···편의점 최대 수혜
판매업체 중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편의점이다. 개인 소매점과 달리 온라인 판매 경험이 있어서다. 편의점은 스마트오더 이전에도 '4캔에 1만원' 마케팅으로 전국에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소용량 혼술용 와인부터 사케‧위스키‧보드카‧진‧막걸리까지 주종도 넓혀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편의점 주류 판매율은 더 늘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3월 1~24일 주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와인 판매가 39.2%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와인 온라인 사전예약서비스를 운영 중인 GS25도 이 기간 평균 20% 신장했다. 여기에 스마트오더가 시행되면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4만여개에 달하는 매장 수도 편의점이 가진 강점이다. 집이나 회사 앞 등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어 술을 주문한 뒤 찾아가기 편하다. 실시간 재고 여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안줏거리 등 식품 매출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혼술 열풍으로 주류 매출이 늘자 안줏거리도 지난해보다 판매율이 30%나 뛰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홈술 트렌드 확산과 맞물려 고객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술을 앱으로 주문하고 편의점에서 수령하는 시장이 커진다면 기타 식품 매출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오더가 시행되면 그동안 구하기 힘들었던 위스키나 와인을 중심으로 한 특정 주류 판매율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형마트도 스마트오더 도입을 반겼다. 시행 초반엔 와인 판매가 원활하겠지만 맥주·소주 등 기존 판매량이 높은 주류 유통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커서다. 온라인 주문만 가능하고 결제는 매장에서 해야 해 발생하던 '노쇼' 감소도 기대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결제 현장에서 하다 보니 '노쇼' 고객이 생기고 재고 관리도 차질을 빚었다"고 전했다. 그는 "앱으로 주문과 동시에 결제까지 할 수 있어 매장별 재고 예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류 통신판매가 허용됐다고 해서 마트나 편의점 등이 운영하는 앱을 통해 바로 주문할 수는 없다. 업체별 내부 시스템에 결제서비스가 완전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은 자체 시스템 개발을 검토 중이다. 이마트는 이른 시일 내에 결제 항목을 추가하기 위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자체 앱 롯데온 픽업서비스 '스마트픽'을 업그레이드해 주류 구매가 가능한 스마트오더를 다음 달 초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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