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구하러 불길에 뛰어든 형... 안타까운 형제 참변

'심야' 일하러 간 부모, 집 비운 사이 아파트 화재

8일 새벽 불이 나 동생을 구하러 들어간 형과 집에 남아있던 동생 등 형제 2명 모두 숨진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 내부 모습. [연합뉴스]

불이 난 아파트에 동생을 구하러 들어간 형과 집에 남아있던 동생이 모두 숨졌다.

8일 울산동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0분쯤 울산시 동구 전하동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외출했다 자신의 집에 불이 난 것을 목격한 김모군(18)은 아파트에 혼자 잠들어있던 동생(9)을 구하려고 뛰어 들어갔으나, 치솟는 불길을 피하려다 13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잠들어 있던 동생도 숨진 채 방안에서 발견됐다.

심야 식당 운영으로 부모가 집을 비운 새벽, 김군은 친구 이모군(18)과 함께 라면을 끓여 먹고 냄새를 없애려고 거실에 촛불을 켠 뒤 창문을 열어놓고 인근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친구와 함께 나갔고 동생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

김군은 귀가하다 아파트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들었고 이군은 소화기를 찾아다녔다. 김군은 거센 불길과 연기를 피해 아파트 난간쪽에 의지해 있다 추락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촛불이 바람에 넘어져 거실 카펫에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아파트 주민 8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30여분 만에 꺼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을 하는 등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