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자체헤지 ELS 잔액은 총 23조8000억원으로 이중 34.8%인 8조3000억원이 3월 내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는 헤지포지션 유지를 위해 유출된 증거금이 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ELS의 주요 기초자산인 해외지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마진콜이 쏟아진 탓이다. 마진콜은 선물계약의 예치증거금이나 투자원금에 손실이 생긴데 대해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삼성증권(117%)과 한국투자증권(78%), 한화투자증권(93%)의 자본 대비 ELS 자체헤지 잔액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각 사별 실제 운용능력과 리스크관리 능력에 따라 운용성과가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김영훈 연구원은 "ELS의 녹인(Knock-in) 위험은 잔여물량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2분기 이후에도 증권사 실적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조기상환 지연에 따른 지속적인 헤지비용, 신규 발행 중단으로 인한 판매수익 감소, 증거금 대응을 위한 유동성 추가 확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유동화증권 차환 위험도 커졌다. 증권사가 신용공여한 유동화증권은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 차환발행하는 구조로 미매각 시 증권사가 매입해야 한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만기도래하는 유동화증권(ABCP, ABSTB) 잔액은 약 29조원으로, 2분기 중 증권사의 유동성 부담을 가중시킬 잠재적 위험으로 꼽힌다.
한신평은 특히 자기자본 대비 차환예정물량이 많은 대형 증권사로는 신한금융투자(80%)와 하나금융투자(80%)를, 중소형사로는 키움증권(83%), 하이투자증권(113%), 이베스트투자증권(90%) 등을 지적했다. 김영훈 연구원은 “단기등급이 A2+ 이하인 증권사의 보증상품은 시장소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업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고위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한 대형사의 손실 위험이 대두한 점도 우려된다. 고위험 투자는 자체헤지 파생결합증권, 우발부채, 대출금, 펀드(집합투자증권) 등으로 2015년 말 58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7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 대비로는 201%에서 315%로 확대됐다.
결국 대형사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커진 가운데 대형사들의 유동성 대응과 조달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훈 연구원은 “대형사들은 정책적 지원과 자본확충에 힘입어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자본 대비 위험노출액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순이익과 위험자산을 반영한 자본적정성 간의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장 출범 이후 대출과 자기자본투자 등 비유동성 자산이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기성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조달 채널의 다변화와 차입부채의 만기화를 통해 안정성 높은 조달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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