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총선·극한 진영논리에…투표율 28년 만에 '최고치’

TK·PK 지역 투표율, 전국 평균 66.2% 웃돌아

16년 만에 투표율 '마의 60%벽' 넘어서 관심

진보·보수 양 극단 진영 논리 심화...투표율↑

이례적으로 높았던 사전투표 투표율 영향도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답답함, 투표로 표출"

'28년 만에 새로 쓴 투표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과 탄핵 이후 높아진 '국민 의식', 극한으로 내달린 '진영논리' 등 삼박자가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 투표율이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 66.2%를 기록했다. 16년 만에 '마의 60%벽'을 넘어선 것은 물론, 28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각에선 이번 총선이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진행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조한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진보와 보수, 양 극단의 진영논리가 심화되면서 높은 투표율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오후 강원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가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선관위는 이날 전체 유권자 4399만4247명 중 2901만6646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이 66.2%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전투표율과 거소·선상·재외투표율까지 모두 합친 수치로, 지난 20대 총선 투표율(58.0%)과 비교해 8.2% 포인트 높다.

역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60%대를 기록한 것은 2004년 17대 총선(60.2%) 이후 16년 만이다. 동시에 이번 총선 투표율은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 투표율(71.9%) 이후 최고치다.

역대급으로 높은 이번 투표율은 역시 이례적으로 높았던 사전투표 투표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10~11일 실시된 사전투표 투표율은 26.69%를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지방선거 이래 역대 최고치다. 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12.19%)보다 14.5% 포인트 높다.

시간대별로 보면 이날 오전 초반 본 투표율은 오전 7시 2.2%, 8시 5.1%, 9시 8.0%를 보였다. 20대 총선과 비교했을 때 각각 0.4% 포인트, 1% 포인트, 0.9% 포인트 높다.

이어 오전 11시 투표율 15.3%를 기록, 지난 총선보다 0.8% 포인트 낮게 집계돼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사전투표 등 투표율이 오후 1시 더해지면서 오후 2시 53.0%, 3시 56.5%, 4시 59.7%를 넘겼다. 이어 오후 5시 기준 62.6%로 집계되며 60%대에 진입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공원에 마련된 자가격리자 투표소에서 투표하러 온 자가격리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역별 투표율로는 울산이 6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 68.1%, 전남·경남 67.8%, 부산 67.7%, 전북·대구 67.0%, 경북 66.4%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충남이 62.4%로 꼴찌를 기록했다. 강원(66.0%), 광주(65.9%), 대전(65.5%), 경기(65.0%), 충북(64.0%), 인천(63.2%), 제주(62.9%)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사전투표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투표율은 전국 평균(66.2%)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는 특히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인 동시에 그간 다른 지역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대구 지역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여권 압승을 우려해 당일 대거 투표장으로 쏟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투표라는 정치행위를 통해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권 지지자는 정부의 국난 극복을 지지한 반면, 야권 지지자는 정부 실정에 대한 분노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