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한 달 전과는 달리 호가를 낮추는 서울 매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급매물이 속출하는데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서도 아파트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 아파트 시세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호가는 총선 이후 1층은 17억5000만원, 3층 17억8000원, 중층은 18억원 선에 급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까지도 실거래가가 21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정부 규제 강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총선 등이 겹치며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잇다.
또다른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호가 역시 하락했다. 지난해 말 84㎡ 실거래가가 21억5560만원에 달했지만, 현재 호가는 18억원 후반대에 그쳤다. 같은 단지 전용 76㎡와 전용 82㎡는 지난 18일 각각 18억3000만원, 20억2000만원에 '급급매물'이 나왔다. 이달 초보다 5000만∼7000만원이 하락했다.
자치구 중에선 서초구가 0.14% 하락하며 가장 많이 내렸다. 이는 2016년 11월 이후 3년 5개월 여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어서 강남구가 0.14%, 강동구가 0.11% 떨어졌다. 노원구는 0.05%의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지난주 0.14% 오른 데 비하면 상승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총선에서 여당 압승으로 규제 기조가 유지되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회피 매물이 4~5월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커져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시장은 기존 세입자들이 재계약하면서 매물이 많지 않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제한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서울(0.02%)에서는 강동(0.11%)·성북(0.11%)·동대문구(0.05%) 순으로 올랐다. 도심 접근성이 좋고 비교적 저렴한 구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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