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줄줄이 미뤄지는 건설업계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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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입력 2020-04-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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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O 대어 평가' 호반건설, 최근 본사서 주간사단 철수

  • 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도 IPO 추진 시기 불투명

  • "투심위축 등 향후 시장상황 고려한 상장 이뤄질 듯"

호반건설 우면동 신사옥 조감도.[사진=호반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건설사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상장을 준비했던 건설사들이 업황 불안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일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던 호반건설이 상장일정을 보류했다. 최근 본사에 상주하던 주간사단도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올해 IPO시장 최대어로 주목을 받았으나 코로나19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상장을 미룬 것이란게 업계의 분석이다.

당초 호반건설은 수년 간 숙원이던 IPO를 올해 마무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력했다. 작년 말 김상열 회장 중심에서 김대헌 부사장 중심으로 지배구조 정비도 완료한데다 실적과 재무구조 건전성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초 상장 소식이 들릴 때만 해도 호반건설의 밸류는 3조~4조원, 공모규모는 1조원으로 거론됐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모든 것이 불확실해 졌다.

최근 건설사 IPO 밸류 산정 기준이 되는 피어그룹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일제히 낮아지고 있는 점도 호반건설이 상장을 미룬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주요 건설사 PBR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 2018년 말 0.8~1.1 사이였으나 올해 들어 0.4~0.6 수준으로 절반가량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자본총계가 3조5000억원에 육박했던 호반건설도 당초 3조원 수준의 기업밸류 평가를 기대할 수 있었으나 최근 시장상황을 봤을 땐 절반 수준인 1조7000억원 정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호반건설을 비롯해 올해 상장 가능성을 내비친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도 연내 IPO가 불투명해졌다.

롯데건설은 올해 초 그룹 내 IPO 최우선 순위인 호텔롯데 상장이 완료되면 기업공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대표에 물러남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면서 호텔롯데를 시작으로 계열사들의 IPO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감돌았다.

그러나 호텔롯데 상장이 코로나19로 사실상 불발되면서 롯데건설 IPO 역시 시기를 알 수없어지게 된 것이다.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상장을 추진해 온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연내 IPO가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IPO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그 시기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한 지배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의석 수석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이 많지 않아 현대엔지니어링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토대로 지분율을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차그룹 내 재무전문가로 불리는 도신규 전무를 현대엔지니어링 재무본부장으로 배치하며 IPO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심 위축으로 연내 IPO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불안과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대어급으로 꼽히던 IPO 일정이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호반건설이나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IPO에 대한 준비를 차근히 해왔지만 딱히 상장이 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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