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4일 NH투자증권의 무보증사채 및 파생결합사채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가 보유한 신용등급 중 최고 수준으로 기존 등급을 유지한 것이다.
한기평은 신용등급 평가 요인으로 ▲IB 사업역량과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매우 우수한 수익창출력 ▲우수한 수익성 ▲NH금융그룹의 높은 지원가능성 ▲위험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 등을 꼽았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5개 초대형 IB(KB·NH·미래·삼성·한투) 중에서는 자본력 2위. 영업순수익(1조3553억원)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익성도 한국투자증권(AA/안정적)에 이어 2위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지위를 점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익률(ROA)은 0.9%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ELS 마진콜 급증에 따른 유동성 위험 확대에 따른 신용도 하향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이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부터 ELS 자체헤지 운용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여왔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체헤지 ELS 잔액은 1.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초대형 IB 평균인 3조6000억원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전체 증권사 자체헤지 ELS 잔액 23조8000억원의 약 7%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기평은 “금융상품·실물자산의 가치하락에 따른 건전성 저하,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영업위축에 따른 실적저하 부담이 내재한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 여부와 더불어 실적 저하 수준, 유동성 대응 수준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코로나19가 국내 증권사 수익성에 타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에 NH투자증권을 포함한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조정검토’로 변경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및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성, 자본 적정성, 자금 조달,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라며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이 한국 증권사의 수익성과 이익을 상당히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무디스의 앞선 등급 변동에도 한기평은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에 임계현 NH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장은 "이번 한기평의 신용등급 평가는 초대형 IB에 대한 유동성 우려 속에서 나온 의미 있는 평가"라며 "경영관리 및 리스크 관리를 더욱 철저히 모니터링하면서 건전 경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