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자이엘이 매물로 내놓은 건물을 잇따라 거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회사인 의료 진단기기 전문기업 오상헬스케어가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는 등 '코로나 수혜'를 받은 영향이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상헬스케어는 재무 건전성 강화와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최근 자사가 보유한 서울 양재동 오상빌딩과 경기 안양 동안구의 사옥을 매물로 내놨다가 이를 취소했다.
서울 양재동 빌딩은 2018년께부터 매각 의사를 보여왔지만, 그동안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은 물건이다.
매매가는 180여억원으로 3.3㎡당 9000여만원으로 책정됐다. 대지면적 684.1㎡ 규모로, 2002년 준공된 지하 1층~지상 6층 빌딩이다. 현재 오상그룹 회장인 이동현 대표 소유로 돼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15억원, 당기순손실 42억원으로 적자전환하면서 대안으로 빌딩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매입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매도자 쪽에서 매물을 거둬들였다. 오상헬스케어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FDA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상황이 반전됐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가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전역에 판매 가능한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국, 브라질, 러시아, 이탈리아 등 세계 30여 개국으로부터 수주한 물량이 누적 1000만개를 넘어섰다.
관계사인 오상자이엘은 주식도 상한가다. 지난달 17일만 하더라도 5040원에 거래되던 오상자이엘은 지난 8일 최고 2만200원에 거래됐다. 코로나 관련주가 최근 조정을 거치며 현재 1만3000원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사옥도 상황이 비슷해졌다. 지난해 하반기 사옥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현재는 매매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당시 이 사옥은 매매가를 정하지 않고 매수의향서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인근 거래사례가 없어 정확한 시가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시장에서는 인근 시세가 3.3㎡당 1000만~1500만원에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해 250억원 정도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옥은 4개 필지, 6000여㎡ 규모다.
원빌딩 오동협 대표는 "안양 사옥의 경우, 부지가 크고 교통이 좋아서 회사 건물로 쓰기 좋다"며 "다만 이 건물의 용도지역이 준공업지역이고, 지역적으로 큰 수익이 나는 곳은 아니어서 개인이나 투자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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