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황금연휴 아이 손잡고 백화점行...마스크 실종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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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0-05-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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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날을 기다렸다" 유통업계 휴일 현장 가보니

  • 대형마트들 식음료 판매장 '북적'...시식 행사도

1일 서울 영등포구 신세계백화점에서 방문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데일리동방] "마스크를 착용해주세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쇼핑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음악과 마스크 착용 안내 방송이 번갈아 흘러나왔다. 유아동복 코너에는 아이 손을 잡고 쇼핑을 나온 가족들도 보였다. 오랜만에 나온 외출에 신이 난 듯 마스크를 쓴 채 매장 복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이 본격화됐을 때보다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매장 직원들도 "2~3월에는 매장이 텅텅 비었다"며 4월 들어 이전보다는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 국내 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6%, 3월은 40.3%나 쪼그라들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백화점 상황도 나아졌다. 한 여성패션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지난주 '가정의 달' 행사를 시작한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이 10% 정도 증가했다"면서 "행사 때문이라기보다는 답답해서 나온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유아동복 매장에서 근무하는 B씨는 "가정의 달 행사 이후 손님이 20~30% 정도 늘었다"면서 "이번 주가 어린이날 대목이다 보니 아이 선물을 사려고 오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고 설명했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은 백화점과 마트가 할인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여는 시기다. 2~3월 소비심리가 바닥을 치자 업계는 각종 기념일과 연휴가 몰려 있는 5월을 특히 기다려 왔다.

다만 긴장이 풀린 탓인지 마스크 없이 매장을 돌아다니는 방문객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이와 함께 백화점을 찾은 C씨는 "아이가 있어 외출을 삼가고 있다가 오랜만에 봄옷을 사러 백화점에 나왔다"면서 "집에만 있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나와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가 많이 완화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없이 쇼핑하는 사람이 꽤 많이 보인다"며 "답답해서 밖으로 나오는 건 이해가 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매장별로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70% 가까이 할인하는 곳도 있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다소 한산했다.

이 지점 여성패션 매장에서 근무하는 D씨는 "연휴가 길면 여행 가는 사람이 많아 방문객이 많이 늘어나진 않는다"면서 "오늘 방문객 수도 코로나19 이후 주말과 비슷한 정도"라며 고객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만두 한 번 드셔보세요!" 대형마트 시식 재개
 

1일 방문객들이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 식품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마트는 백화점보다 활기가 있는 모습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13.8%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백화점보다는 하락 폭이 크지 않은 것이다.
 
이마트 영등포점 입구에는 어린이 완구 할인 행사가 진행된다는 현수막이 붙었다. 현수막 아래에는 '정기적으로 매장 방역이 이뤄진다'는 내용과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팻말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매장으로 들어가자 턱 밑으로 마스크를 내리거나 착용을 하지 않은 방문객이 여럿 보였다.
 
유아동 제품과 화장품·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지하 2층은 다소 한산했지만 지하 1층 식품관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할인 품목인 한우와 해산물 판매 코너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시식을 재개한 마트도 있었다. 전날 찾은 서울 광진구 이마트 자양점 식품관에서는 직원들이 "한 번 드셔보세요!"라며 시식을 권했다.

지난달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대형마트 시식 중단을 권고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다만 이전보다는 위생을 강화했다. 접시 위에 올려졌던 시식용 만두는 반으로 자른 작은 종이컵에 제공됐다.
 

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를 찾은 방문객들. [사진=강지수 기자]

백화점업계는 이번 황금연휴를 기대하면서도 섣불리 모객용 행사를 하기 어려워 속앓이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 특성상 감염 우려가 높아서다.

대형마트들은 철저한 방역을 강조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 연휴는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국내 식음료 소비가 늘어나도록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카트를 소독하고 열화상 카메라를 비치하며 방역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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