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영업이익’ 카카오, 비대면 이정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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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20-05-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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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에 끄떡없는 광고·선물·콘텐츠·페이

  • ‘국민 메신저’ 지위로 비대면 서비스 장악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카카오 제공]

[데일리동방] 카카오에게 ‘경제 불확실성’은 기회였다. 카카오톡 기반으로 사용자 접점을 움켜쥔 각종 비대면 서비스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안겨주며 기나긴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는 2020년 1분기 매출 8684억원에 영업이익 882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23%와 21%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수치다. 커머스를 포함한 톡비즈와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콘텐츠가 실적을 견인했다.

카카오 매출은 크게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으로 나뉜다. 플랫폼 매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52%로 콘텐츠(48%)를 앞질렀다. 이런 경향은 1분기에도 이어져 각각 51%와 49% 비중을 보였다. 카카오톡 광고와 채널, 샵탭과 선물하기, 이모티콘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카카오 제공]

◆전국민이 사업 기반

플랫폼 매출은 441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1%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41% 올랐다. 신규 광고주 확대와 커머스 성장에 따른 결과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 1분기 전체 거래액도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다.

이 같은 실적 근원은 탄탄한 카카오톡 사용자층에서 나온다. 1분기 국내 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4518만8000명이다. 전년 동기보다 111만명, 전분기보다 33만명 늘었다.

필수 앱이 된 카톡은 광고 수익은 물론 선물과 커머스, 금융과 모빌리티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카카오를 읽고 쓰고 구입하고 타고 다니며 장사도 한다. 플랫폼 매출 비중이 늘어난 배경이다. 1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 비중을 보면 톡비즈가 51%, 포털비즈 26%, 신사업 23% 순이다. 지난해 3분기 46%였던 톡비즈 매출 비중이 껑충 오른 원인은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다. 카카오톡 채팅 목록에 광고를 싣는 이 서비스는 지속적인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실물경기 회복으로 광고 수요가 반등해 성수기에 대비한 수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광고사업은 카카오만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대표는 1년도 되지 않은 톡보드 성장세를 낙관한다. 이달 말 1만개 이상으로 예상되는 광고주 규모는 중소형 광고 중심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톡보드 광고의 인벤토리 소진율은 두자릿수 초반으로 성장성이 높고, 카톡 내 샵탭에도 톡보드가 있어 확장성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기조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여 대표는 “비대면이 지속되면서 선물하기, 교환하기에서 딜리버리로 확대되는 것이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며 “알림톡과 상담톡 수요가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 큰 성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커머스 성장도 기대된다. 소비자 눈높이가 오르고 플랫폼도 다양해진 시점에서 고객 충성도는 기대하기 어렵다. 카톡 기반 필수 커머스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배재현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카카오 커머스는 향후에도 카톡 핵심 마케팅 솔루션과의 강력한 결합을 더해갈 예정”이라며 “이용자에게 단순한 푸시 메시지가 아닌 새롭게 유용한 콘텐츠를 구독한다는 느낌을 주며 판매자에게는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로써 판매자에게 대안이 아닌 필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자료=카카오 제공]

경험 모아 높이는 경쟁력

사용자 경험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으로 넓히는 시너지 전략도 적극 펼친다. 카카오뱅크는 계좌 개설 고객 수 1200만명을 돌파하고 1분기 순이익 185억원을 기록했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뱅크는 간편 송금과 모임 통장이 호응을 얻었고 챗봇 도입은 기존 상담의 30%를 대체하며 고객 업무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카톡에서 파생된 각종 서비스와 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업계를 주도한다는 전략도 내비쳤다. 그는 “고객 동의를 얻고 카카오뱅크 여신 정보와 택시 탑승 정보 데이터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기존 카톡 공동체와 뱅크, 페이 사용자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논의중이다. 이를 통해 뱅크와 페이 서비스 성장을 지속시킨다는 방침이다.

성장세는 신사업 부문도 이어갔다. 이번 분기 매출 1005억원은 전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숫자다.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 '카카오T 블루’의 가맹 사업 확대와 카카오페이 거래액 증가가 영향을 줬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분기보다 6%, 전년 동기보다 8% 오른 4266억원이다. 1분기 유료 콘텐츠 글로벌 플랫폼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51% 성장했다. 특히 카카오재팬의 만화 서비스 픽코마는 매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유료 콘텐츠 부문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픽코마는 최고 일 거래액 10억원을 넘기고 있다. 성장세가 높다는 일본 디지털 만화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픽코마 웹툰은 전년 동기 대비 225% 성장했다.

게임 콘텐츠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3% 올라 968억원을 기록했다. 멜론 등을 통한 뮤직 콘텐츠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른 1507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다음(daum)을 서비스하는 포털비즈는 대형 브랜드 광고 수요가 줄어 전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한 1166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 가운데 IP(지적재산권) 비즈니스 기타 매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819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K-콘텐츠 수요가 높은 대만과 태국, 중국에 진출해 하반기 해외 거래액 비중을 국내 이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M은 2100억원 투자 유치를 통해 음악과 영상, 디지털, 라이프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사업을 가속화한다.

카톡을 중심으로 뻗은 뿌리가 사람과 데이터를 빨아들이고 있다. 애초 비대면 서비스로 시작된 카톡은 전국민의 빅데이터 창고이자 사업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 카카오가 비대면 시대의 이정표를 그렸다고 평가할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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